경제·금융

9일 지르가, 피랍사태 해결 실마리 잡힐까

‘여성인질 先석방’ 촉구 결의문 채택 가능성<br> 부족장들 이탈 잇따라 영향력 한계 지적도<br> 실마리 안풀리면 피랍사태 장기화 배제못해

9일 지르가, 피랍사태 해결 실마리 잡힐까 '여성인질 先석방' 촉구 결의문 채택 가능성부족장들 이탈 잇따라 영향력 한계 지적도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한국인 피랍사태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9~10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서 열리는 '지르가(jirgaㆍ부족원로회의)'에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핵심 종족인 파슈툰족의 주요 부족장들과 정치인들의 모임으로 전통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지르가의 향배가 인질사태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등 파키스탄쪽 유력 정치인들의 불참선언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탈레반이 이번 지르가의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어 피랍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8일 AFP통신은 '평화 지르가(peace jirga)'로 명명된 이번 지르가의 주요 주제는 역내 테러 문제가 될 것이지만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려 있는 한국인 피랍사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피랍사태가 논의될 경우 파슈툰족 뿐만 아니라 이슬람 전체의 분위기를 봐서 일단은 인질의 조기석방 쪽으로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여성 인질의 선(先)석방을 촉구하는 결의문 형식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탈레반 포로와 인질의 교환이라는 타협책을 거부한 후 별다른 묘수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아프간 정부는 이번 지르가를 인질석방을 위한 여론 조성의 기폭제로 활용할 의도를 갖고 있다. 지르가가 인질사태의 조기해결을 촉구하고 나설 경우 이를 기점으로 반(反)탈레반 여론이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르가는 파슈툰족 내에서 권위있는 의사결정협의체 성격을 갖고 있다. 파슈툰족에 기반을 두고 있는 탈레반으로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 이유다. 다만 일부에서 불참선언이 잇따르면서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여 지르가의 결정의 '가치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초 이번 '평화 지르가'에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각각 700명씩 모두 1,400여명의 부족장과 정치인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참가 규모는 절반 정도인 700여명에 그칠 전망이다.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도 8일 공식성명을 발표, 지르가에 참여하지 않고 아지즈 총리를 대신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등 특히 파키스탄 정치인들 다수가 불참을 통보했으며 아프간 인접 와지리스탄의 부족장들도 탈레반의 지르가 참석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참가를 거부한 상태다. 무샤라프의 불참 선언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번 지르가에 아프간ㆍ파키스탄 양국 정상이 참여하게 됐다는 점이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행사 성공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이미 탈레반은 이번 지르가 개최를 강력 성토하며 지르가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탈레반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번 지르가는 (미국) 백악관이 강요한 것으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입력시간 : 2007/08/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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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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