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으로 아파하는 친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있는 일을 찾아봤어요."
서울 마포구 도화동 마포초등학교 학생들이 백혈병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학우 이혜성(10ㆍ4학년)군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 학교 어린이들이 `백혈병에 걸려 등교하지 못하는 친구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은 지난 6일.
혜성군은 지난해 6월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한 학년씩 올라가면서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났지만 혜성군의 학교 생활은 3학년 1학기에서 멈춰 있다.
발병 뒤 5개월 정도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지난해 10월 병이 재발해 이제 골수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나마 국내에는 골수기증자가 없어 현재 미국에 사는 2명의 기증자를 찾아 검사를 진행 중이다.
혜성군 어머니 기연미(39)씨는 "아들이 곧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면서 "`아픈 아이'의 꼬리표를 달아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주위에 아들의병을 알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얼마 전 기씨는 사정을 알게 된 선생님과 학생들이 혜성군을 돕겠다며 발 벗고 나섰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친구가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어린이회가 회의를 열어 지난 8일부터 이틀간 모금활동을 펼치기로 한 것.
4~6학년 각 교실에는 모금함을 따로 설치했고 1~3학년 교실에는 어린이회장을중심으로 모금함을 들고 돌아다녔다. 1천600여명의 학생들이 650만원의 소중한 성금을 모았고 50명의 선생님들도 모금에 동참했다.
학교는 어린이들의 고사리손으로 모은 성금과 교직원들의 성금을 모아 12일 혜성군의 부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축구선수가 꿈인 혜성군은 "친구들이 무척 보고싶고 빨리 나아서 친구들하고 축구를 하면서 운동장을 뛰놀고 싶다"며 병상을 박차고 나올 날을 꿈꾸고 있다.
이 학교 김성복(57) 교감은 "요즘 아이들이 자기만 아는 각박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어려운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을 보니 참 기특하다"며 고마워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