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명품사들, 보석·시계로 눈돌린다

"시장규모 크다"… 소프트 제품서 하드로 영역 확장

의류나 가죽가방 등 일명 '소프트(soft) 제품'에 치중하던 세계적 명품업체들이 보석ㆍ시계 등 '하드(hard)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는 파리 시내에 첫 보석 매장을 열 예정이다. 1일에는 이탈리아의 베르사체가 고급 보석제품을 팔기 시작했고 올 3월에는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역시 중고급 보석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 외에도 에르메스ㆍ랄프로렌ㆍ보테가베네타ㆍ구찌ㆍ샤넬ㆍ크리스찬디올 등 의류나 가방으로 유명한 명품업체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앞다퉈 보석시장에 진출했다.

이처럼 소프트 제품을 팔던 유명 업체들이 하드 제품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막대한 시장규모 때문이다. 토머스 샤벗 씨티은행 명품시장 애널리스트는 "세계 보석시장 규모는 1,500억달러에 달해 이 중 5%만 차지해도 보석ㆍ시계 전문업체인 까르띠에 기업가치의 2배에 달하는 70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게 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들 명품업체는 보석시장에서 브랜드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19%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토마스 토치터만 맥킨지 이사는 "소프트제품 분야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명품업체들이 보석 분야에서도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명품업체들은 세계적 불황에도 명품시장이 10% 이상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명품시계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월드워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명품시계 수요는 미국을 앞질렀다. 명품업체들은 이 같은 현상이 보석시장에도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수의 보석전문 브랜드와 군소 보석업체들이 점령하고 있는 보석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보석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리치몬드그룹의 경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태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