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7한국건축문화대상/주거부문 본상­삼청동 주택·분당 집합주거

◎삼청동 주택/설계자­김영섭씨 건축문화대표/한옥의 멋과 현대건축의 편리함 조화에 역점◇건축개요 위치=서울 종로구 삼청동 건물규모=지하1층 지상1층 대지면적=1백41평 건축면적=66.91평 건폐율=47.27% 용적률=41.05% 구조=목조·철근콘크리트조 『이번 건축물의 주제는 두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우리고유의 주거양태인 한옥을 전통을 유지하면서 내부 공간을 현대생활에 맞게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또다른 하나는 그것과 대비시킨 양옥을 지형과 환경에 맞게 설계하는 것이었습니다.』 주거부문 본상을 받은 삼청동주택(일명 익청각과 크리스탈하우스)의 설계자 인 김영섭씨(47·건축문화 대표)의 수상 소감이다. 한옥과 양옥을 옆에다 바짝 붙여놓고 마치 어떤 것이 좋은 것이냐고 묻기라도 하는 양 지어진 두 채의 집. 우리 건축의 과거와 현재를 한 눈에 보는 듯하다. 김씨는 거의 단골이다싶게 건축문화대상에 우수작을 내는 건축가중의 한 사람이다. 올해 비주거부문에서도 입선작을 낳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국내 건축계에서 카톨릭이나 기독교 등의 교회건축 전문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또 여러 중견건축가들과 서울건축학교를 운영하면서 제도권교육기관에서 소홀이 되고 있는 건축실무와 사상을 연구하는 의식있는 건축가로도 유명하다. 『요즘 서울 종로구 가회·삼청동 등 일부 지역에 있는 한옥이 사라지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서도 이를 보존하고 건축적으로 발전시키는 커녕 밀어내고 없애버리는 데 발벗고 나서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습니다.』 김씨는 우리의 주거 양식중 한옥만큼 공간의 다양성이나 포용성이 크고 환경친화력 강한 주택도 없다고 단언한다. 이처럼 멋있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한옥이 한국의 대표적 주거형태로 자리잡지 못하고 양옥에 밀려 흔적조차 찾기힘들게 된 데는 건축가들의 책임이 크다고 그는 꼬집는다. 아울러 건축주의 인식부족, 정부의 후진적인 건축정책 등이 함께 어우러져 조만간 우리는 정말 우리 체질에 맞는 멋진 집을 영원히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김씨는 성균관대 건축과를 나와 삼성그룹 설계실을 거쳐 지난 81년 건축설계사무소를 열었다. 지난해 용문산수련원으로 건축대상 본상을 받는 등 근래 들어 정력적인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건축주­최희종씨 대한생명부사장/‘후대에 물려줄 집’… 한옥의 우수함 새삼 느껴 ­집을 지을 때부터 건축문화대상을 염두에 두고 지었다는 말이 있는데. 『친구이자 건축가인 김영섭씨가 제 1·2·5회 건축문화대상 본상을 받은 바 있어 설계 당시 농담삼아 「내집도 그 상 한번 받도록 해달라」는 말을 던지곤 했다. 그러나 이렇게 큰 상이 내집에 돌아오리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건축주로서 굳이 한옥을 고집한 이유와 구옥 개보수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생애 처음으로 짓는 집인 만큼 제대로 지어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집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당연히 한옥을 택했다. 한옥은 우리 조상들이 오랜 경험 속에 빚어낸 가옥으로 우리의 기후와 풍토에 가장 알맞은 형태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속엔 조상의 얼과 정서가 담겨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바쁘게 생활하는 저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느냐 하는 것이었다.』 ­입주해 살아본 소감은.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 전통가옥에서 볼 수 있는 「채나눔」의 원리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적용, 한옥과 양옥부분으로 적절히 나누었던 게 주효한 것 같다.』 ­한옥부분을 「익청각」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원로 한학자이자 영남대 명예교수인 서경보선생이 지어준 당호로 「향원익청(향은 멀수록 더욱 맑다)」이라는 말에서 따온 것이다. 』 ­취미실인 오디오룸에 상당한 면적과 자금을 할애했는데. 『고교 동창 몇명이 오디오동호인회를 만들어 서로 같은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오디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은 것이 오디오룸인데 그동안 지니고 있던 오디오시스템을 따로 둘 곳도 없고 해서 이사를 빌미로 한칸 마련했다.』 ◎분당 집합주거/설계자­안명제씨 전인건축대표/아파트·단독주택 장점만 살린 새 주거형태 ◇건축개요 위치=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건물규모=지하1층 지상3층 대지면적=1천95평 건축면적=4백68평 연면적=1천3백94평 건폐율=42.8% 용적률=86.4% 구조=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좀 생소하고 독특하다 싶은 설계안인데도 완공될 때까지 건축가를 믿고 동참해주신 건축주와 시공회사에 우선 감사합니다. 분당집합주거 작품이 우리 주거형식의 다양성을 추구하는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분당신도시 주거지역에 연립형 집합주택을 설계해 주거부문 대상에 뽑힌 건축가 전인건축 안명제씨(42). 『분당집합주거는 아파트와 단독주거의 장점만을 살린 중간형태의 주거형태로 설계를 했습니다. 특히 각 세대와 땅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주변과의 관계들을 유기적으로 조합하는데 노력했습니다.』 이 작품이 돋보이는 부문은 단지내에 조용하면서도 단아한 골목길을 건축가의 기지로 조성했다는 점과 2, 3층 세대일지라도 땅을 느낄 수 있도록 중간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작은 골목길에서 연속되는 외부계단을 오르면 2층 현관앞 작은 마당에 이르고, 2층 거실과 식당 사이에 끼워진 테라스는 2,3층에 살아도 작은 마당을 갖고 산다는 인식을 갖게 합니다. 상하 이웃간 교류관계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유도했습니다.』 안씨는 서울대 건축공학과와 대학원을 나와 현재 (주)전인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저소득을 위한 소형주택설계안 현상설계 우수작 당선, 산본신도시 문화센터 현상설계 당선, 주택공사 1백만호 기념 현상설계 가작 당선 등의 수상경력이 있다. ◎시공자­이동기씨 동서개발회장/서울 첫 진출에 최고 권위상 받아 겹경사 ­동서개발은 어떤 업체인가. 『지난 80년 주택업체로 출범했고 89년 종합건설업 면허를 딴 이후 사세를 넓혀 92년 서울로 진출했으며 96년 도급순위 1백46위 매출액 규모 1천4백억원의 종합건설업체다. 상을 받은 분당집합주거가 서울 진출 첫 사업이다.』 ­이 집에 부여한 의미도 상당히 컸을텐데. 『서울 사람들에게 동서개발이라는 건설업체의 집짓는 실력을 알리는 이정표가 바로 프라임빌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빌라시공에 있어서는 대구지역 건설업계에서도 익히 인정받던 터여서 좋은 집을 지을 자신이 있었고 그간의 노하우를 결집해 시공에 만전을 기했다.』 ­회사의 업적을 소개한다면. 『지난 86년 대구지역 주택업체로는 처음으로 고급연립주택인 빌라 건립에 참여한 이래 88년 내무부 등이 주최한 제3회 「전국토 공원화운동」에서 전국 1천3백여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파트부문 본상을 받았다. 이어 같은해 주택건설인의 날 기념 우수주택공모전에서도 본사 아파트가 주택부문 우수상을 탔다. 그러나 국내 최고 귄위의 건축문화대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공에 있어 어디에 주안점을 두었나. 『비싼 자재로 도배를 한다고 해서 고급 주택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그곳에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만족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집주인의 개성과 취향에 맞아야 하는 동시에 주변환경과도 어울리는 집이어야 한다. 이같은 나름의 원칙 아래 16가구 모두에 개별성을 부여하는 한편 「우리마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하는 평면 및 단지 설계의 개발에 역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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