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빅딜지연 심각한 경제손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도체를 구매, 수출하는 IBM·컴팩 등 빅 바이어들은 LG반도체와 대우전자의 공급중단으로 이미 2억달러 가량의 수출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동이 더 이상 늦춰질 경우 수출차질은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LG반도체나 대우전자의 피해도 엄청나다. LG는 하루 평균 100억원대의 매출 손실이 발생, 벌써 1,000억원대에 이르렀으며 대우는 모두 500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 납품하는 중소협력업체들의 피해는 한층 심각, 부도위기에 몰린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반도체는 전체 생산량의 95%를 수출한다. 빅딜 부작용으로 올해 설정된 182억달러의 반도체 수출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IBM·컴팩 등 빅 바이어들은 1주일안에 공급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거래선을 일본이나 타이완(臺灣) 등지로 바꿀 계획이라고 통첩을 해왔다. 이들 바이어들의 대규모 이탈 조짐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3년만에 찾아온 세계 반도체시장의 활황을 가만히 앉아서 박차는 것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 삼성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빅딜이 한없이 늦어지면서 일부 생산라인은 가동이 중단된지 오래됐다. 협력업체들도 도산이 속출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부산경제가 삼성자동차 때문에 휘청거린다는 얘기도 들린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은 최근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 몇가지 전제를 제시했다. 전제 가운데는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는 변수로서 정치불안과 기업의 구조조정 부진을 꼽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정치가 있으나 마나한 상황이다. 정쟁(政爭)으로 날을 지새고 있는 꼴이다.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구조조정이다. 이중 빅딜은 구조조정의 핵심이다. 근로자들의 조업중단이나 파업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나라경제를 위해서는 일시적인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 빅딜은 경제회생을 위한 마지막 고비다. 정부가 세운 방침을 따라야 한다. 기업의 총수들이 적극 나설 차례가 됐다. 해외의 바이어들이 떠나고 있다. 또다시 지난해의 고통스럽고 처참했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