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8월 11일] 녹색휴가로 환경을 품안에

한여름 더위를 피해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휴가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무더위에 대한 체감지수는 한층 높아진 것 같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도 불볕더위를 낳게 한 주요인이다. 이에 따라 최근 탄소제로ㆍ에너지절약 등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친환경 휴가, 즉 '녹색휴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녹색휴가'하면 일반적으로 생태관광(eco-tourism), 팜스테이 등 자연 속으로 떠나는 휴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녹색휴가'는 환경에 부하를 덜 주면서 휴식을 갖는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녹색휴가는 우리들의 작은 실천을 통해 이뤄지는데 '쓰레기'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쓰레기·탄소배출량 줄이기부터

올해 휴가철에는 하루 평균 880만여명이 피서지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동 중이나 휴가지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와 쓰레기는 당연히 증가한다. 또 연간 국내 고속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 6,000여톤 중 3분의1이 휴가 기간에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매년 세계 온실가스 발생량의 6% 정도가 여름휴가 기간에 발생한다.

녹색휴가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피서지 쓰레기규제 등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녹색 시민의식을 갖추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올해 휴가 일정에 '녹색' 계획을 함께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녹색계획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쓰레기 줄이기'와 '탄소 배출량 줄이기'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녹색' 충만한 여름휴가를 계획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관련기사



첫째, 휴가를 떠나기 전 가정의 대기전력을 줄이는 것으로 시작하자. 가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도 줄이고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탄소포인트를 적립해 인센티브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다.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일반 가정의 1년간 대기전력 소모량은 평균 306㎾H로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5만1,500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ㆍ프린터 등의 대기전력은 실제 사용량의 10%를 상회하며 많게는 100%에 이르기도 한다. 휴가 전 집안 내 전기제품 코드를 모두 뽑아 놓거나 냉장고의 내용물을 줄이는 일 등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둘째, 휴가지로 떠날 때 차량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낭만적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쩔 수 없이 자동차로 여행지까지 왔더라도 여행지 안에서 이동할 때는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걷는 것도 좋다. 최근 들어 제주도 올레길 등 걷기 여행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를 이용한 스피드 여행보다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슬로 여행이 더 많은 추억을 남기는 멋진 여행이 될 수 있다. 부득이하게 자동차를 사용할 경우 적당한 공기압과 에코 드라이빙 등으로 탄소를 줄일 수 있다.

'나'보단 '남' '환경' 배려하길

셋째, 휴가지에서는 쓰레기를 적게 만들고 집에 되가져오는 습관을 통해 폐기물을 줄이자. 많은 사람이 쓰고 버릴 요량으로 여행 가방 안을 일회용품으로 가득 채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피서객 현지 설문조사 결과 일회용품 사용은 해수욕장에서 96.7%, 산간계곡에서 90.0%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에 피해를 주는 행위는 피하고 여행 가방에 될 수 있는 한 쓰레기가 되는 물건들은 챙기지 말자. '나'보다 '남'을, 그리고 '환경'을 배려하는 우리의 모습은 자녀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살아 있는 환경교육이 될 수 있다.

휴가철 집 밖으로 나서면 아껴 쓰거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줄어들기 쉽다. 나만의 편의를 생각하기보다 자연인이라는 큰 틀에서 나를 인식하고 생활 속의 환경인으로 거듭나는 '녹색' 휴가로 휴가의 품격을 올려보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