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병언 검찰에 나가야" "끝까지 지켜야" 내부 갈등

■ 구원파 본산 금수원 들어가봤더니

침례회·복음선교회 섞인 탓

공개 과정서도 진통 극심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 2,000여명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강제 구인을 막기 위해 금수원에서 7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금수원 내부에서도 '유 전 회장 지키기'를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 33일째인 18일 경기도 안성시 금수원에서 처음으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구원파 주요 인사이자 미국의 한 국립대 교수로 알려진 전현식씨는 "유 회장의 인도를 놓고 금수원 안에서도 생각이 다 다르다"며 "'침례회 신도도 아닌데 왜 보호하느냐', '빨리 유 회장이 나와서 검찰에 출석하면 복잡하지 않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끝까지 유 회장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도 있어 의견이 엇갈린다"고 밝혔다.


실제로 침례회의 한 신도는 "오대양 사건 때 유병언 회장 무리하게 수사했기 때문에 검찰에 대한 불신이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유 회장이 떳떳하다면 검찰에 출석해서 조사를 받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재옥 헤마토센트릭연구소재단 이사장은 "오늘 이뤄진 금수원 내부 공개 과정에서도 치열한 내부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갈등이 있는 이유는 구원파로 묶여 있는 단체가 미묘하게 다른 두 세력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다.


1962년 유 전 회장은 장인인 권신찬 목사와 함께 세칭 구원파라 불리는 평신도복음선교회를 열었다. 이때는 '믿음을 갖는 것만으로 구원받았다'는 교리 아래 성경과 생활의 접목 등 구원파만의 독특한 교리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1981년 선교회에서 일부 신도들이 정식교단의 형태를 갖춘 기독교복음침례회를 만들었다. 유 전 회장은 모임의 교단화를 거부하며 복음선교회 일원으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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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회장 개인적으로도 80년대 이후로는 종교인이라기보다 사업가ㆍ아이디어뱅크, 혹은 성경을 건강과 생활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철학가의 면모가 강해졌다는 것이 구원파의 설명이다.

이후 선교회는 자연에 따르는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고 유 전 회장과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강한 성격의 모임으로, 침례회는 조금 더 종교적인 성격이 강한 종교단체로 발전해 나간다. 이번에 시위에 전면에 나선 인원들은 유 회장과 인간적인 유대가 강한 선교회의 성격이 강한 사람들로 전해졌다.

이 이사장은 "선교회이면서 침례회인 신도들이 많아 둘 사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구원파 내부에 이견이 생기는 것은 두 모임 간에 생각이 다르기 때문인 것이 맞다"며 "실제로 침례회는 교회에 외부인을 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선교회에서는 외부에 알릴 것은 알리자고 주장해 극심한 내부 진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또 구원파 안의 '어머니회'라는 그룹이 이번 시위에서 특히 강경한 입장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어머니회 가운데는 오대양 사건 이후 생계가 끊길 정도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많은데 유 전 회장 그룹의 다단계판매업체인 다판다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면서 많은 경제적 도움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유 전 회장 지키지를 놓고도 이견이 엇갈리면서 현재 금수원의 강경 일변도 입장도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단 구원파는 오대양 사건을 유 전 회장이나 구원파를 연계시키는 것은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의료인회 소속인 구회동씨는 "오대양 수사 때 유 회장은 전혀 관계 없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별건 수사 때 나온 몇몇 거짓 증언에 의존해 유 회장을 4년형에 처했다"며 "이번에도 오대양 사건은 물론 세월호 사고를 침례회와 유병언 회장과 억지로 결부시키는 데에 대한 분노는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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