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부문에 대한 매각작업에 다시 착수했다.
채권단은 당초 지난달 씨티그룹 계열사인 씨티벤처캐피탈과의 비메모리 매각협상을 철회했으나 씨티측이 인수가격을 7억 9,000만달러(약 9,250억원)으로 대폭 높여 제시하자, 방침을 바꿔 사실상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7일 채권단 및 하이닉스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지난 6일 산업은행, 조흥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열어 씨티측이 제시한 인수조건을 놓고 의견조율 작업을 벌였다.
채권단은 이 자리에서 씨티측이 인수가격을 7억9,000만달러로 높여 제시한 사실을 공식 확인한 뒤 향후 비메모리 부문의 매각절차와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앞서 외환은행은 씨티측이 비메모리 인수가격을 대폭 올려 제시했다는 외신보도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 받은 사실이 없다”며 씨티측과의 접촉사실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채권단 회의까지 소집함에 따라 사실상 재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씨티측과 매각절차ㆍ방식 등에 대해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다”며 “아직 최종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지만 상당수 채권금융기관들은 씨티측과 재협상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이날 회의내용 등을 토대로 각 채권금융기관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한 뒤 조만한 채권단 회의를 다시 열러 세부적인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씨티는 당초 5,400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했다가 지난 2월에 7,500억원으로 올렸지만 채권단이 지난 4월 기업가치의 상승 등을 이유로 매각방침을 철회하자, 최근 다시 가격을 20%나 높여 제시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