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US오픈] "코스가 너무 어려워요" 선수들 울상

"자칫하면 90타로 칠 수 있다" US오픈골프대회를 하루 앞둔 16일(한국시간) 대회장소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파인허스트골프장 2번코스(파70.7천214야드)에서 막바지 연습 라운드에서 구슬땀을흘린 선수들의 엄살이다. 세계랭킹 2위 비제이 싱(피지)은 "완벽한 샷을 치고도 조심하지 않으면 매홀 보기로 홀아웃할 수도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99년 이곳에서 열렸던 US오픈에서 1타차 준우승을 차지했던 필 미켈슨(미국)은"오버파 스코어로도 우승컵을 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8홀 동안 10언더파도 거뜬하게 쳐내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도 이처럼 겁을 먹는 이유는 그렇지 않아도 까다롭기 짝이 없는 파인허스트골프장 2번코스가 대회를앞두고 한층 험악하게 변모했기 때문. 2번코스는 지난 99년 US오픈 때 우승자 페인 스튜어트 혼자 언더파 스코어를 낼만큼 어려운 코스. 당시 스튜어트의 우승 스코어는 4라운드 합계 1언더파였다. 올해는 코스 길이가 그때보다 92야드나 더 길어지고 50여개의 페어웨이 벙커와같은 개수의 그린 사이드 벙커 등은 여전하다. 더구나 US오픈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러프는 한층 더 두텁고 질겨졌다. 러프에 볼이 떨어지면 지척에서도 볼을 찾기가 어렵다. 찾는다 하더라도 페어웨이로 빼내는 것이 급선무다. 대회조직위원회가 코스 곳곳에 '포어캐디'를 배치해 러프에 볼이 떨어지면 즉각빨간 깃발로 볼 위치를 표시하도록 한 것도 러프가 워낙 깊어 볼을 찾는데 시간이많이 걸릴 것을 우려한 조치. 선수들은 "만약 티샷이 러프로 들어가면 곧바로 그린을 공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거북등 그린도 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가운데 부분이 높고 가장자리가 낮은 '솥뚜껑' 모양의 그린에서 어프로치샷이길거나 짧으면 여지없이 그린 밖으로 볼이 흘러내렸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의 그린은 빠르고 어렵긴 해도 홀 쪽으로 볼이 구르는 일이 많다"면서 "여기서는 구르는 볼이 대부분 홀과 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연습 라운드 때 선수들은 그린에 올라간 볼이 경사를 타고 굴러 그린 10m 밖까지 내려 가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만 선수들은 지난해 US오픈 때 살인적인 그린 스피드로 원성을 샀던 미국골프협회(USGA)가 당시 '실수'를 자인했기 때문에 그린 빠르기는 지난 대회보다 덜하지않겠느냐는 기대감을 털어놓았다. 스콧 버플랭크(미국)는 "홀수해에 열리는 US오픈은 늘 코스가 좋았다"면서 "올해도 홀수해 아니냐"며 작년같은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작년 대회 4라운드에서는 USGA가 뜨겁고 건조한 바람으로 바싹 말라버린 그린에물을 뿌리는 작업을 거부하면서 단 한명도 언더파 스코어를 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28명의 선수가 80타 이상을 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