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2일(현지시간)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오는 19~20일 열리는 올해의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추가 완화 기대감으로 엔화 가치가 달러당 83엔대 중반으로 진입, 지난 3월 이래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16일 일본 총선거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재가 당장 일본은행에 금융완화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베 총재는 소비자물가 2% 상승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무제한 양적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공격적인 부양론자로 아베 정권이 수립되면 일본은행이 정부로부터 거센 부양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일본 경제성장률이 지난 4~6월(일본 회계연도 기준 1ㆍ4분기)부터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이미 기술적 경기침체(리세션)에 빠진 것으로 드러난데다 14일 발표될 4ㆍ4분기 단칸지수(제조업체 체감경기)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일본은행이 추가로 통화 완화에 나설 여건도 무르익은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올 4ㆍ4분기 단칸지수가 2010년 1ㆍ4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총선 직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경기 여건과 새 정권의 의지가 맞물려 10월에 이은 추가 완화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니시무라 기요히코 일본은행 부총재도 최근 열린 재계 간담회에서 일본 경제의 리스크를 지적하면서 "앞서 9월과 10월에 취한 양적완화 조치가 충분히 효력을 발휘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12월 추가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일본은행 소식통을 인용, 19~20일 회의에서 결정될 추가 완화 방안으로는 일본은행의 자산매입 및 대출 프로그램을 5조~10조엔가량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요한 것은 내년 경제의 전망인데 이는 외부 요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과거의 양적완화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12월에 추가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올 들어 경기부양과 엔고 해소를 위해 4차례의 양적완화 조치를 내렸으며 이를 통해 일본은행 자산매입 기금은 91조엔까지 늘어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