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투쟁일변도 활동을 비판하며 노사공존의 합리적 노동운동을 표방하는 ‘뉴라이트 신노동연합’이 오는 23일 창립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간다.
신노련은 대화와 타협, 노사화합 및 사회통합운동 전개, 일터사랑운동을 통한 직장의 제2 가정화, 일자리 만들기, 장인정신으로 충만한 프로노동자 배출 등을 실천강령으로 내걸었다. 주목되는 것은 이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90년 전후 노동계의 강경투사들이라는 점이다. 그런 만큼 새로운 노동운동의 목소리가 훨씬 설득력 있게 들린다. 모임의 대표인 권용목씨는 현대그룹 총파업을 이끌며 4번이나 감옥에 갔고 초대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지냈다.
신노련이 노동계의 풍토를 얼마나 바꿀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과거 강경 노동운동가들이 새로운 운동을 주창하고 나섰다는 것은 현재의 노동운동의 문제점과 변화의 필요성을 새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권 대표는 노조는 비대해졌지만 노동자의 삶은 비참해진 것이 지금의 노동계 현실이라며 그 원인을 대립과 투쟁만능의 운동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옳은 말이다. 공격적 노조활동은 비정규직 양산과 투자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외국인들의 국내투자를 가로막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이전을 부추기고 있다. 투자가 안되니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고 생겨도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반면 노동계 지도부와 대기업 노조는 힘을 앞세워 높은 임금인상 등 자기이익 챙기기에 열중했고 채용장사 등의 비리마저 저질렀다. 노조는 권력화한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가중된 것이다.
배부른 노조의 이기적이고 투쟁을 위한 투쟁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고울 리 없다. 발전노조의 파업에 비난의 여론이 높았고 장기파업에 지친 포항건설노조의 근로자들이 새 조직 결성에 나선 것은 현재의 노동운동에 반발과 변화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노련이 노동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 민주노총ㆍ한국노총 등은 신노련 탄생의 배경을 잘 새겨야 한다. 변화를 외면하면 설 땅은 점점 좁아지고 존립자체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