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전 한보회장 일가 수사 의뢰국세청은 대한생명과 대한생명 이정명(李正明)대표이사, 최순영(崔淳永) 전 회장을 외화도피 및 결손과대 계상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전 한보그룹 회장 정태수(鄭泰洙)씨 일가를 수사 의뢰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이주성(李周成) 조사2국장은 23일 "대한생명과 한보그룹 계열사㈜EAGC가 해외에 자금을 불법으로 유출한 혐의가 있어 세금을 추징하는 한편 관련인사와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생명은 1조5천703억원의 소득을 탈루해 33억원을, 최 전회장은 293억원을 각각 추징당하게 됐다.
국세청은 이와함께 ㈜EAGC에 대해 42억원의 세금을, 김형기 대표이사와 목인규대표이사에 대해 96억원의 세금을 각각 추징했다.
이 국장은 "대한생명은 지난 97년 8월20일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만 군도에 역외펀드인 그랜드 밀레니엄 펀드(GMF)를 설립한 뒤 최 전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 펀드에모두 미화 1억달러를 송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랜드 밀레니엄 펀드는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4개 회사에 8천만달러를 무담보 대출한 것으로 처리했다"면서 "신동아그룹 무역회사인 ㈜SDA인터내셔널이 위장무역 대금을 상환한 것처럼 속여 8천만달러중 6천900만달러를 국내에 들여와 차입금상환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대한생명은 8천만달러가 부당하게 사용된 사실을 알고도 해외유가증권에 정상적으로 투자한 것처럼 회계장부에 기장했다"면서 "GMF가 해체되자 대한생명은 유가증권 평가손실을 비용으로 처리함으로써 808억6천800만원을 과대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EAGC는 러시아 페트롤리엄 지분의 7.1%에 해당되는 주식 398만2천주를 해외회사에 매각한 사실을 은폐하고 세무당국에 허위로 신고해 양도차익 129억원을 탈루한데다 양도대금 1천991만달러를 해외에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이 국장은 덧붙였다.
이 국장은 "㈜EAGC의 공동대표이사인 김씨와 목씨를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현재 구속 수감중인 ㈜EAGC의 대주주 정태수씨와 정씨의 4남한근씨가 이와 관련있는 지를 수사해줄 것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