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과학기술과 ICT 두 마리 토끼 잡기


새 정부의 조직개편 핵심은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과 미래전략 및 정보통신기술(ICT)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창조경제의 방향을 제시하고 일자리 창출까지 주도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즉, 향후 박근혜 정부의 성패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의적 융합인재를 육성하고 미래를 선도할 연구를 지원하며 지식생태계 구축 및 보호를 위한 법제도의 지원 등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 고 했다.

유기적 결합 가능한 독립체제 필요


미래창조과학부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 중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히는 창조경제론을 뒷받침할 부서이다. 그러나 과학기술과 ICT 분야에서는 한 목소리로 기대반 우려반을 표명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은 기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은 마라톤처럼 장기적인 투자를 거쳐 노벨상을 목표로 하는 기술인 반면 정보통신기술은 단거리 경주처럼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야 하는 치열한 경쟁의 분야이다. 새 정부의 대통령과 이 부처의 장관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양대 축으로 우리 경제를 견인하는 것은 맞지만 두 개의 축을 직접 연결해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은 천천히 돌고 정보통신기술은 빨리 돌기 때문에 두 가지가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면 전복되고 만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이라는 양대 축은 독립성을 유지해 평소에는 개별적으로 돌아가다가 필요할 때에는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 운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ICT 전담조직은 미래창조과학부에 ICT 전담차관 아래 들어가는 것으로 그려졌다. 아직 세부적인 기능과 역할에 대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ICT 분야에서는 전담부처를 통해 ICT 생태계의 경쟁력이 회복되기를 기대해 개편안에 대해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과학기술과 ICT 모두를 통합ㆍ관장하는 것은 ICT 전담부처 신설을 염원한 ICT인들에게는 실망이 크며 국회 논의과정에서라도 ICT 전담조직이 별도 부처로 독립되기를 바라고 있다.


ICT 전담조직이 박근혜 당선인이 언급한 과학기술과 ICT를 통한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선공약에 제시된 것처럼 콘텐츠ㆍ플랫폼ㆍ네트워크ㆍ기기(C-P-N-D) 즉, ICT 생태계를 총괄하는 기능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관련기사



ICT 생태계 총괄 기능 확보돼야

그렇다면 ICT 전담조직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현재 행정안전부ㆍ지식경제부ㆍ문화체육관광부ㆍ방송통신위워회 등 4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ICT 관련 기능들을 가져와서 잘 정돈을 해야 한다. 먼저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 업무를 가져와야 한다. 국가정보화, 정보사회 역기능 해소업무가 이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 신산업정책관의 일부 업무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의 소프트웨어산업 등 ICT 진흥을 위한 업무를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정보통신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우정사업본부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과 미디어정책국의 콘텐츠와 저작권 업무도 ICT 전담조직에 포함돼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사후규제와 방송의 공적가치 보호업무 등을 제외한 업무 일체를 가져와야 한다. 또한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의 통합 및 운영 등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상의 기능들이 빠짐없이 잘 모아져서 유기적으로 원활하게 잘 작동해야지만 과학기술과 ICT 생태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