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스키 시장에 `21년산 전쟁'이 불붙었다.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 안팎으로 미미한 수준이나 경기 침체를 뚫고 `두터운 지갑'을 가진 소수 고객을 겨냥한 틈새 공략이라고 볼 수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진로발렌타인스와 함께 위스키 시장의 선두권을 형성중인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날 21년산 최고급 슈퍼프리미엄 위스키 `윈저 21'을 내놓았다.
이로써 윈저 21은 일부 고급 유흥업소 등에서 하이트맥주 계열 하이스코트가 최근 내놓은 `랜슬럿 21'(700ml.병당 출고가 15만700원),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 21'(500ml.7만3천700원)과 일합을 겨룰 것으로 보인다.
윈저 21 가격은 500ml, 7만3천700원이다.
윈저 21은 세계적인 마스터 블렌더 제임스 베버리지(James Beverage)가 직접 원액을 선별, 블렌딩한 것이 특징이라고 디아지오측은 설명했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윈저 21은 스코틀랜드에서 숙성된 최고 원액만을 엄선해 최적의 균비로 블렌딩했기 때문에 맛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며 "제품의 품격을 높여주는 실크스크린 라벨과 윈저 고유의 양각 문장(紋章) 등에서 장인의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높은 에이지(age)의 위스키를 제공하는 것이 최상의 접대라고 여기는 비즈니스 관례상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급 슈퍼프리미엄 위스키가 틈새 시장을형성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부자 고객'들의 호응을 기대했다.
디아지오는 최근들어 종래의 윈저 12의 맛과 향, 디자인을 대폭 새롭게 한 `뉴윈저 12'를 내놓은 데 이어 내달에도 새 `윈저 17'을 출시해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나설 예정이다.
디아지오의 이 같은 공격적 마케팅은 최근 모기업 얼라이드 도멕이 페르노리카에 인수되는 바람에 술렁이고 있는 진로발렌타인스를 겨냥한 `기선 제압'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인지 진로발렌타인스의 움직임 역시 심상치 않다.
임페리얼 21년산을 곧 출시하는 것으로 대응에 나서는 한편 인수 문제와 관련한세간의 궁금증 등을 사장이 직접 나서서 풀어주는 기자간담회를 준비하는 등 분주한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 결합 효과로 랜슬럿이 약진하고 있고 불황 속에서도 고가의 21년산이 쏟아지는가 하면 임페리얼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진로발렌타인스가 전열을 가다듬는 등 위스키 시장이 격변의 계절을 맞고 있는 것 같다"고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