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차익실현 나서나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21조원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이 최근들어 대거 차익 매물을 쏟아내고 있어서 증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최근 3일새 4,000억원 가까이 주식을 내다 팔았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7.51포인트(0.36%) 오른 2,088.3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틀만에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날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긴 했지만 외국인들은 1,071억원을 내다 팔면서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은 전날 2,257억원을 포함해 사흘동안 3,938억원을 쏟아내면서 한국시장에 대해 인식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올들어 6일까지 4거래일동안 연속 1조3,187억원을 사들였던 것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최근 매도세를 주가의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회복과 소비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는데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일부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는 것이다. 지난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실적시즌이 시작됐지만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사흘동안 외국인들의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로 무려 2,251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는 전체 매도액의 58%에 해당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4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8% 하락한 3조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7일부터 시작됐다는 점이 시사적이다. 또 물가불안이 심화됨에 따라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하거나 옵션만기일에 따른 조정가능성도 악재다. 또 유럽의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특히 지난주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도는 등 조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있다. 다만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을 떠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그렇지 않아도 단기급등에 따라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졌는데 외국인들은 이에 맞춰 그동안 과도하게 사 모았던 대형주를 털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지난해 4ㆍ4분기가 저점이고 올 1ㆍ4분기부터는 반등 가능하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긍정적 인식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외국인은 단기적으로 공격적인 순매수를 보인 이후 차익실현 성격의 순매도를 보이곤 했다”며 “주간단위로 본다면 외국인 순매수는 여전히 진행중이고 선물에서도 순매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이 실적공개가 잇따르고 있는데 개별 기업마다 실적을 점검한 후 외국인 매매 추이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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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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