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 새만금 동진-만경강 수역 분리개발 논란

"경제성 충분" "혈세만 낭비" 팽팽그 동안 정부 부처내에서도 찬반의견이 팽팽했던 새만금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일단은 동진강과 만경강 수역을 분리, 동진강 수역은 우선 개발하고 수질에 문제가 있는 만경강 수역은 대책을 마련한 후 시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이런 분리개발이 과연 경제성이 있느냐는 논란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새만금 개발의 주무부처인 농림부는 "동진강 유역만 개발해도 경제성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환경문제를 연구하는 단체들은 "반쪽개발은 물론이고 만경강을 포함한 전체를 개발해도 사업성이 없어 결국 생태계만 파괴할 뿐"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농림부와 비영리 연구단체인 '생태경제연구회'의 의견을 중심으로 양측의 논리를 살펴본다. 경제성 평가의 차이를 가져오는 가장 큰 이유는 편익과 비용 항목에서 어떤 것을 넣고 빼느냐에 달려 있다. 담수호의 수자원가치와 환경기초시설비용 등을 포함하느냐를 놓고 농림부와 생태경제연구회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농림부 "경제성 있다"=농림부는 동진수역만 개발할 경우 방조제 축조에 1조7,337억원, 내부개발에 7,239억원 등 비용은 2조4,576억원인 반면 편익은 3조830억원에 달해 6,200억원 이상의 경제적인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쌀생산과 재해방지, 논의 공익적 기능, 관광ㆍ육운개선에 따르는 가치만 한해 6,900억원에 달한다. 동진수역만 개발해도 1조3,000억원이상이 남아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개발에 따른 단순 부가가치 3조830억원은 ▦농지가치 7,086억원(조성농지 1만3,200㏊에 인근 땅값 평당 1만7,746원을 곱한 것) ▦담수호의 수자원 가치 4,970억원 ▦방조제 설치로 배후농지의 침수 피해 해소 가치 1,437억원 ▦방조제의 자산가치 1조7,337억원 등이다. 갯벌에 대해서는 사업을 시작할 당시 피해어민에 지급한 보상비 4,406억원을 그 가치로 계산했다. 이는 새만금의 갯벌가치가 연간 3,000억원 이상이라는 환경단체들의 주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동진과 만경수역을 함께 개발할 때는 경제적 가치가 더 커진다고 농림부는 보고 있다. 방조제 축조 비용 1조7,337억원과 내부개발비 1조3,152억원을 합치면 총비용은 3조489억원인 반면 부가가치는 농지와 수자원 확보 등 모두 5조1,703억원에 달해 2조원이상이 남는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쌀생산과 논의 공익적 기능 등 기타 가치도 연간 1조원이상에 달한다. 편익측면을 구체적으로 보면 ▦농지(2만8,300㏊)가치 1조5,066억원 ▦수자원(5억3,500만톤)가치 1조5,280억원 ▦배후농지 침수 방지효과 4,020억원 ▦방조제 1조7,337억원 ▦쌀생산(연 14만톤) 가치 2,836억원 ▦논의 공익적 기능 등 6,396억원 ▦관광ㆍ육운개선 가치 951억원이 나온다는 것이다. 결국 한해 최소 1조3,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까지 순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농림부의 설명이다. ◇생태경제연구회 "경제성 없다"=환경ㆍ생태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4명의 학자들이 새만금의 경제성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결성된 비영리 사설 연구단체인 '생태경제연구회(회장 조승헌)'는 동진ㆍ만경강 수역을 모두 개발한다는 가정하에 연구를 한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회는 총비용대비 수익의 비율이 평균 0.56에 불과해 최저 2조7,000억원에서 최대 4조9,000억원의 순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새만금 개발에 따라 확보되는 수자원은 쌀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요소에 불과하고 간척농지의 편익과 중복되기 때문에 편익항목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찬가지로 수질개선과 고군산반도의 재산가치 증가, 방조제의 인공어초 효과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새만금의 관광과 홍수ㆍ해일 방지, 육운개선 효과는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환경기초시설에 들어간 돈을 비용에 포함하느냐 하는 것과 민관공동조사가 시작된 99년이전에 투입된 비용을 매몰비용으로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농림부는 새만금이 아니더라도 4대강 수역대책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비용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구회는 이런 논란을 감안해 환경기초시설비용과 적조방제, 모니터링, 토취장의 육상생태계 파괴 비용의 포함여부, 99년까지 방조제 건설과 어민보상에 투입된 비용의 포함여부를 각각 계산해 4가지의 시나리오를 작성해 타당성 분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4가지 시나리오 모두의 결과가 비용에 비해 기대이익이 적게 나타났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조승헌 생태경제연구회장은 "동진ㆍ만경수역 모두를 개발한다고 해도 이런 결과가 나온 만큼 동진수역만 '반쪽개발'할 때는 경제성이 더 나빠진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뻔한 일"이라며 "사업을 계속하면 결국 국민혈세만 낭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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