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인상 불가피속 PL법·품질평가제 발등의 불'7월이 무서워.'
정유업계가 7월부터 줄줄이 시행되는 각종 세금인상와 PL(제조물책임)법, 연료품질공개제 등의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뾰족한 대안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 타의에 의한 기름값 인상
정부의 에너지 세제 개편에 따라 정유사들은 내달 1일부터 경유, 등유, LPG 등의 가격을 대폭 올릴 예정이다.
경유, 등유 등에 붙는 교통세, 교육세, 지방주행세, 부가세 등이 크게 올라 경유는 리터당 58.07원, 등유는 31.63원, LPG(액화석유가스), 부탄은 kg당 120.2원의 세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업계가 고민하는 대목은 가격인상에 따른 소비감소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의 불만에 직접 노출된다는 것.
SK㈜의 한 관계자는 "타의(세금인상)에 의한 불가피한 가격인상의 불만도 업계로 쏠리게 된다"며 "정유사가 세금인상분을 지난해처럼 상당부분 흡수할 형편이 못돼 걱정"이라고 밝혔다.
◇겁먹게 하는 품질평가제
기름의 품질평가를 공개해 업체간의 자율경쟁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환경부의 정책도 업계의 말 못할 고심거리 가운데 하나다.
환경부는 지난 3월 휘발유와 경유의 평가결과를 품질에 따라 '☆'5개(최고급)에서 '☆'1개(최저급)를 부여하거나 수치로 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를 7월중순 결정하겠다고 밝혀 어떤 형태로든 비용증가와 과당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경부가 청정연료를 보급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별의 개수로 품질을 평가하는 것은 작은 차이가 확대포장될 수 있어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로 인해 정유사간 과당경쟁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피할 수 없는 PL법
정유사도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7월 시행되는 PL법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SK㈜는 전국 5개 권역에 기술지원센터를 설치했고, LG칼텍스정유는 PL대책반을 만들어 부문별 대응전략을 세웠다. 석유협회는 정유 5사와 공동으로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지침서를 만들어 전사에 배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전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PL법 특성상 어디서 문제가 튀어나올 지 몰라 긴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고객불편사항에 대해서도 모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시행착오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PL법 대응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손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