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맹녕 골프사진 여행기] 공안치고 무엇을 보십니까?

미국 LA 한샌댐 GC에서


골프코스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보기란 쉽지않다.
인간은 제각각의 습성이있고 그틀을 깨지않으려는 본능이 있어 획기적인 변화와 맞딱뜨릴 기회는 좀처럼 많지 않다.


로스엔젤레스에서 노스밸리(North Valley)쪽으로 가다보면 로스엔젤레스 시가운영하는 한샌댐 골프장(Hansen Dam Golf Course)이 있는데 홍수 조절용으로 만든 댐 하부에 위치하고있어 코스명에 “댐”이라는 글자가 들어가있다.1977년 레이 고테스(Ray Goates)설계에의해 오픈한 이코스는 18홀 6695야드의 길이에 파72, 코스레이팅이 70.8로 페어웨이가 넓고 비교적 평탄한 코스이지만 홀의 설계가 트릭키하여 스코어가 잘 않나오는 골프장이다.

이 코스의 첫홀은 언덕위에서 운동장처럼 넓게 펼쳐진 페어웨이를 향해 OB나 벙커, 헤저드를 의식하지않고 드라이버를 마음놓고 칠수가 있어 속이 후련하다.


그러나 4번 파 3홀은 거리가 190 야드나되어 이 곳에서 여러 번 시도를 해보지만 파를 잡은 기억이 별로없다. 이코스는 짧은 홀일수록 함정이 많어 정확한 샷을 구사하여야 하는데 조금만 방심하면 나무 숲으로 공은 잠적 해버린다. 마즈막 18홀은 그린이 언덕위에있는 상향홀이어서 거리측정이 어려워 여간해서 그린에 온 시키기가 만만치 않다.


이 한샌댐 코스에서 라운드를 여러 번 하게되면 다양한 경험을 쌓게되어 골프실력이 향상된다. 14개 클럽을 다 써 볼 수가 있고 상향홀 하향홀 도그레그 홀을 모두 경험하게 되고 그린도 작아 레귤레이션 온도 쉽지 않고 벙커도 곳곳에 배치 되어있고 그린의 언듀레이션도 심하여 많은 실패를 통하여 실전경험을 하게된다.

특히 이골프장은 파 3홀이 길고 장애물로 둘러 쌓여 있고 댐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거리측정과 바람의 방향을 쉽게 간파할 수가 어려워 쉽게 파를 잡을수없어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는 원인이 된다.


시가 운영하는 퍼블릭코스인 관계로 그린피가 미화 20불에서 50불 정도로 저렴해서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많은 골퍼들로 붐비는 코스이다. 특히나 그랜데일이나 파사디나를 비롯한 인근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인 골퍼들이 자주 이용하여 쉽게 한국인들과 어울려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미국의 골프장에 혼자나 둘이가면 스타터가 꼭 조인을 시켜주는데 오늘은 누구를 만나 18홀을 같이 돌까하는 것이 늘 궁금하고 관심 거리이다. 운이 좋으면 골프장에서 미인골퍼와 함께도는 행운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자연을 즐기며 휴식하도록 만들어 놓은 이 골프장에서 예기치못한 백인 영감 골퍼와 함께 조인해서 라운드를 하게 되었다.
깔끔한 차림의 이 대학교수 출신의 백인 영감 골퍼는 별로 말도 없고 같이 도는 골퍼에게 신경도 쓰지 않고 묵묵히 코스를 걸어가며 진지하게 혼자서 라운드를 즐기는 골퍼였다. 핸드캡이 8인 백인영감은 연습 스윙도 하지 않고 어드레스와 동시에 그냥 드라이버를 휘드르고 퍼트도 라인을 대충보고는 퍼팅을 끝내는 아주 단순형 골퍼였다.

주말이다 보니 앞조가 밀리면 죤(John)이라는 백인영감은 책을 펴들고 열심히 책을 읽으 면서 차례를 기다리고 밀리면 책을 다시 빼들고 글을 읽는 것 이었다. 코스에 나오면 열심히 골프에 집중하지 않고 책만 계속해서 읽어 그이유가 하도 궁금하여 질문을 하여보았다.


”왜 코스에서 연습스윙도하고 자연을 즐기면서 같이도는 골퍼들과 어울리지 않고 틈만나면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의 대답은 내가 중병으로 인해 하나님으로부터 선사받은 시간이 제한되어있어 그냥 소비하기가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이렇게 18홀을 도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에 책 한권은 거뜬히 독파할 수 있어 늘 주말이면 코스가 밀리기 때문에 책을 가지고 나와 시간을 유용하게 쓴다는 것이다. 이렇게하여 1년이면 100권이상의 책을 읽는 다는 것이다. 순간 한국에서 같으면 앞조가 밀려 시간이 지체 되면 캐디와 농담이나 하고 차나마시고 정치 얘기나하는 나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워 졌다.


물론 골프 치러 왔으면 골프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나 이렇게 작은 시간을 아껴가며 활용하는 죤의 시간관리에 경의를 표하게되었다. 나는 골프를 통해 만난사람들로 인해 한번씩 삶을 돌아보게 되고 떠난사람을 그리워하게 되고 시니어로서 내인생을 생각하게 된다.


흘러가는 시간을 누구나 잡고싶은 것이지만 현실에 만족하며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는 것이 제일행복한 삶이라고 본다. 죤 영감처럼 시간을 아끼는 것이 정답인지 그냥 코스에서 담소하고 남는시간을 적당히 보내야하는지, 둘중 어느것이 정답인지 나는 잘모르겠다.
하여튼간 푸른하늘에 떠있는 아름다운 구름들과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잎새를 바라보며 친구들과 담소하며 카트를 끌면서 LA에서의 하루를 즐겼다. 다시 불러올수 없는 LA에서의 멋진 장면을 생각하며 그 백인 영감의 진지한 독서 자세를 떠올려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