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 정치불안, 경제분열로 가나

유럽헌법 잇단 부결 여파 통화동맹 이탈등 목소리<BR>EU 재무장관도 긴급회동…유로貨 출범후 최대위기<BR>일부선 “유로 약세가 유럽경제엔 도움될수도” 주장



유럽연합(EU)의 정치 통합 실패가 경제 분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EU헌법 부결 여파로 유럽 각국에서 통화동맹을 이탈하거나 유럽통합에서 발을 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단일경제권을 지향하며 탄생한 유로화의 운명은 출범 6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로화 약세가 유럽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치통합 실패가 경제문제로 확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향후 성취를 위해 싸워야 할 과제로서 유럽 통합의 꿈을 포기했다고 선데이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블레어 측근의 말을 인용해 최근 유럽 단일통화의 미래에 대한 점증하는 의구심으로 유럽연합(EU)이 수렁에 빠지면서 블레어가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유로화 사용을 핵심으로 하는 유럽통화동맹에서 이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로베르토 마로니 이탈리아 노동복지장관은 이탈리아는 유럽단일통화에서 벗어나 리라화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앞서 한스 아이헬 독일 재무장관과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가 경제전문가들과 만나 유럽통화동맹 실패 가능성과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는 독일 시사주간지의 보도도 있었다. ◇EU 재무장관 긴급회동 대응방안 모색= 유럽 통화동맹에 분열조짐이 생기고 유로화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EU 12개국 재무장관들은 6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EU 재무장관들은 최근 심화되는 유로화 약세의 원인에 대해 토의하고 최선의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1.2159달러까지 하락, 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또 EU 재무장관들은 영국 정부가 최근 유럽헌법 비준을 중단할 뜻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유럽헌법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 연기를 의회에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로약세 유럽경제에 도움 주장도= 유로가치 추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오히려 유로화 약세가 침체된 유럽경제를 살리는 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로화 약세가 수출시장에서 유럽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유럽 수출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유럽 주식시장은 유로 약세를 반기는 분위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분석에 따르면 유로화 가치가 무역 상대국 통화에 비해 5% 가량 떨어진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0.5~0.9%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상공회의소의 볼커 트리에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하락은 비록 정치적인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유럽 수출기업에는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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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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