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장로교회ㆍ감리교회가 한국에 있을 정도로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지만 기독교 성장에 대한 찬사보다 비난이 더 거센 이유는 예수에 대한 역사적 이해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완상(72ㆍ사진)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저서 ‘예수 없는 예수교회(김영사)’에서 종교적 맹신과 함께 교회에 대한 비난이 난무하는 한국 기독교가 회복하는 길은 예수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첫번째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교회가 다른 종교와 관계가 거북해진 현상은 예수의 본질과 멀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수께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했는데 이는 기독교의 배타적 우수성을 근거로 한 말이 아니다”라며 “길이란 밟아야 길이 나는 것처럼 예수께서 ‘나를 밟고 지나가 진리에 다다르고 생명을 꽃피우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를 비워 남을 채워줄 때 생명이 생겨나듯 자기 비움이 생명의 기본이라는 것을 교회가 잊고 있다”며 “예수의 이 말은 기독교만이 진리이고 다른 종교는 열등하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삶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당했고 이로 인해 망명해야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기독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책에 담았다. 김영삼 정부 당시 통일부 총리를 역임했던 그에게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질문하자 이같이 말했다. “이제는 자유로운 예수 따름이의 한 사람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과거 통일부 총리 시절 김 전 대통령과 대화를 하면서 대북관계도 근본적으로 예수답게 하자고 말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처럼 북한이 주적이지만 우리가 경제적으로 30배 이상 앞서가는데 이제는 껴안을 힘도 있지 않겠냐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같습니다.” 그는 내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리더십에 관한 책도 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