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마트폰 특허전쟁] "애플 공세 막자" 안드로이드 진영 특허업체 인수 등 대반격

침묵하던 구글 본격 행보·삼성 등도 공격태세<br>'교차 특허' 방식으로 협상 진행 가능성 속<br>최악땐 미국내 안드로이드폰 수입금지 될수도



'스마트 패권'을 차지하려는 애플의 특허 공세에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이폰을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의 맹주로 부상한 애플이 삼성전자ㆍHTCㆍ모토로라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를 상대로 잇따라 특허소송에 나서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혼전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전면적으로 특허 공세에 나설 경우 안드로이드폰 등의 미국 내 수입 금지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 안드로이드폰 미국 내 수입금지=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5일(현지시간) 애플이 HTC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 예비심사에서 HTC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3월 애플이 ITC에 소송을 제기한 지 1년4개월 만이다. HTC는 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며 즉각 항소 계획을 밝혔다. HTC의 변호를 담당하는 그레이스 레이 변호사는 "HTC는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적이 없으며 논란이 되는 특허를 피할 수 있는 방안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HTC가 10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고 ITC는 2건에 대해서만 특허 침해를 인정했다. 최종 판결은 올해 12월에 나오지만 예비심사 판결이 최종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애플이 이번 소송에서 승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TC가 판결을 확정하면 HTC의 일부 제품에 대한 미국 수입이 금지된다. ◇삼성전자 소송에도 영향 불가피=애플이 HTC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의 전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삼성전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 안드로이드폰 제조사인 HTC의 소송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이달 초 ITC에 맞소송을 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29일 해외에서 생산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미국 수입을 금지해달라고 제소하자 애플도 5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 요청서를 제출했다. 양사가 미국과 한국 등에서 특허 침해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애플은 앞서 미국 휴대폰 업체인 모토로라와도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네트웍스가 보유한 특허 6,000건까지 45억달러에 인수하며 특허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텔네트웍스의 특허는 통신 기술을 비롯해 인터넷 검색,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특허가 포함돼 있어 국내 업체들에도 잠재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로이드 반격 본격화=애플의 특허 공세에 안드로이드 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전방위적인 애플의 공격에 손을 놓고 있다 자칫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이다. HTC는 7일 미국의 그래픽카드 솔루션 전문업체 S3그래픽스를 3억달러에 인수했다. HTC가 거금을 들여 이 회사를 인수한 것은 235개의 그래픽 관련 특허를 바탕으로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한 전력이 있어서다. ITC는 이달 초 애플이 S3그래픽스가 보유한 이미지 압축 방법 및 이미지 데이터 양식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HTC는 이번 인수로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그동안 특허 분쟁에 침묵했던 구글도 본격적으로 행보에 돌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간) 구글이 미국 모바일 솔루션 전문업체 인터디지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디지털은 모바일 관련 특허 1,300여개를 포함해 약 1만여개의 특허를 출원해 '특허 괴물'로 불린다. 구글은 앞서 노텔네트웍스 특허 인수전에서 애플에 패배한 만큼 이번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최근 일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경쟁사들이 기술 혁신이 아닌 법정소송을 택한 것은 문제"라며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를 지원해 소송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애플과 연일 맞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도 대대적인 반격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병호 전 퀄컴 부사장을 기술분석팀 상무로 영입했다. 유 상무는 2008년 미국 퀄컴이 노키아를 상대로 벌인 특허 소송에서 승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 전담부서인 IP센터의 소속을 해외법무담당에서 종합기술원으로 전환하고 전문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본격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잇따른 특허 소송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허 소송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한데다 대다수가 맞소송 형태를 띠고 있어 쉽게 결론이 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2005년부터 퀄컴과 브로드컴이 4년에 걸쳐 벌인 소송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브로드컴은 퀄컴이 자사의 3세대(3G) 통신칩셋 기술을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 조치 등을 주장하자 퀄컴은 브로드컴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양사는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소송을 제기했지만 퀄컴이 브로드컴에 8억9,100만달러의 합의금을 주는 조건으로 막을 내렸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잇따라 특허 소송에 나서는 것은 급부상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을 견제하려는 전략"이라며 "국내 업체가 이미 노키아와 퀄컴 등에 특허료를 지불하고 있어 애플과는 '교차 특허(크로스 라이선스)' 방식으로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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