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탈리아·가나, '죽음의 조' 탈출

잠시 체면을 구겼던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와 아프리카의 '검은 별' 가나가 `죽음의 조'로 불리는 E조에서 조 1,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이탈리아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함부르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E조 조별리그 3차전 체코와 경기에서 전반 26분 터진 마르코 마테리치의 천금 같은 헤딩골과 후반 42분 필리포 인차기의 쐐기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이탈리아는 조별리그 성적 2승1무로 승점 7을 확보, E조 1위를 확정해 오는 27일 0시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F조 2위와 8강행 티켓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가나도 같은 시간 뉘른베르크 프랑켄슈타디온에서 열린 E조 최종전에서 미국을 2-1으로 제압하고 2승1패로 승점 6점을 획득해 조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아프리카 팀 가운데 처음으로 16강에 오른 가나는 28일 0시 도르트문트에서 F조1위와 8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맞붙는다. 반면 체코슬로바키아 시절부터 16년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동유럽의 강호 체코는 조별리그에서 1승2패로 승점 3점을 얻는데 그치며 아쉽게 고개를 떨궜다. 또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축구 신흥강국으로 떠오른 미국도 1무2패로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조 최하위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탈리아-체코(2-0)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가나를 2-0으로 제압한 뒤 미국과 혈투 끝에 1-1로 비겨 위기에 놓였던 이탈리아가 탄탄한 빗장수비의 위력을 과시한 한판이었다. 이탈리아는 전반 9분 체코의 간판 공격수 밀란 바로시에게 페널티 왼쪽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고 14분과 16분 잇따라 공격형 미드필더 파벨 네드베트에게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내줬지만 골키퍼 잔푸이지 부폰이 잘막아냈다. 유효슈팅 한 차례 기록하지 못하며 역습을 노리던 이탈리아의 첫 골은 움직임이좋지 않던 주전 수비수 알렉산드로 네스타 대신 전반 17분 투입된 마르코 마테라치에게서 나왔다. 전반 26분 이탈리아가 두번째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프란체스코 토티가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공을 띄우자 마테라치가 수비수를 제치고 힘차게 솟구쳐 헤딩슛으로 골문 왼쪽 그물망을 흔들었다. 촘촘한 이탈리아의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하던 체코는 설상가상으로 전반 인저리 타임에 미드필더 얀 폴라크가 토티와 골 다툼을 벌이다 옐로 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기세가 오른 이탈리아는 후반 들어 토티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체코 문전을 위협했고 후반 15분 알베르토 질라드니노 대신 베테랑 공격수 필리포 인차기를 투입해 공세를 강화했다. 결국 인차기는 후반 42분 중원에서 체코의 볼을 가로챈 뒤 상대 왼쪽 진영으로 단독 드리블해 골키퍼 페트르 체흐를 가볍게 제치고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터뜨렸다. 체코는 수적 열세로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긴 채 후반 8분 네드베트가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맞은 일대일 찬스에서 골키퍼 정면으로 공을 차는 등 수차례 얻은찬스에서 만회골을 뽑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가나-미국 월드컵 본선에 처음 오른 아프리카의 복병 가나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체코를 2-0으로 완파한 기세를 몰아 미국의 16강행을 좌절시켰다. 주전 미드필더 알리 문타리와 스트라이커 아사모아 기안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해 공격력이 무뎌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나의 공격은 매서웠다.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을 주고 받으며 미국과 맞선 가나는 볼을 잡고 있는 시간은 미국에 뒤졌지만 예리함에서 앞섰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이날 뛰지 못한 미국의 수비수파블로 마스트로에니와 에디 포프의 빈틈을 효과적으로 파고 들었다. 가나는 전반 22분 미드필더 하미누 드라마니가 미국 진영에서 클라우디오 레이나의 백패스를 가로채 만든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뽑았다. 미국은 전반 43분 클린트 뎀프시가 다마커스 비즐리가 오른쪽에서 건네준 땅볼크로스를 차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전반 인저리 타임 때 오구치 오니우가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하던 라자크 핌퐁을 밀어 넘어뜨리는 반칙을 저지르고 말았다. 주심이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가나 주장 스티븐 아피아는 가볍게 골을 성공시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후반 들어 미국은 만회골을 노렸지만 거친 가나의 수비를 뚫지 못해 소득이 없었고 후반 38분 가나 페널티 지역 오른쪽 모서리에서 얻은 프리킥이 빗나가면서 16강 티켓을 가나에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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