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亞 금융허브'로 가는 길

부산신항이 다시 개항한 지 100여일이 지났다. 효율적인 화물처리시스템을 갖춘 항구를 새로 개항하는 것은 원활한 물류처리가 산업 발달을 지원하는 소위 ‘인프라’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증권산업에서는 예탁결제시스템이 이러한 핵심 인프라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56년 증권시장이 개설돼 초기에는 당사자가 직접 증권을 주고받는 식으로 증권 거래에 따른 결제를 했다. 이후 70년대 증권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증권의 발행과 거래량이 폭증함에 따라 계좌간 처리 방식으로 개선됐고 이후 정보기술(IT) 발달에 따라 컴퓨터에 의한 전자적 방법으로 발전해왔다. 이와 같이 증권시장에서 대량적으로 거래되는 증권 매매거래 결제를 실물증권 없이 전자적 방식으로 신속하게 이행하고 소유 변동을 용이하게 처리하는 것은 증권산업 발전 과정의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예탁결제 인프라의 기능은 최근 들어 국제화와 세계 경제의 블록화 추세에 따라 한 국가, 또는 지역의 증권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즉 국제금융시장의 글로벌화와 규모 및 범위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겸업화ㆍ대형화는 금융산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복잡한 다수참가자의 유가증권 거래를 저렴한 비용으로 처리해 투자활성화를 지원하고, 매매 체결에 따라 매도자와 매수자간 증권과 대금의 교환을 동시결제를 통해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예탁결제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증권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우리나라가 국제자본시장의 중심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예탁결제 인프라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제화의 진전으로 국가간에 증권을 거래할 때 각국 중앙예탁결제기관의 협력에 의해 처리하던 방식에서 유럽을 시작으로 하나의 예탁결제기관(ICSD)을 설립해 역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금융 허브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은 증권 부문에서 예탁결제 인프라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역내국가에 제공한다는 것과 같다. 이를 위해 우리 증권산업은 아시아 각국에 증권주문시스템과 예탁결제 인프라를 수출함으로써 우리나라 증권산업을 아시아스탠더드화, 글로벌스탠더드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가 아시아 각국의 증권산업을 대상으로 예탁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