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수·산술기하학 접목 수학계 20년난제 풀었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금종해 고등과학원 교수<br>'K3곡면 사교 유한대칭군 분류' 해결<br>세계 최고학술지에 국내 첫 논문 게재<br>한국 수학위상 한단계 끌어올린 쾌거


대수·산술기하학 접목 수학계 20년난제 풀었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금종해 고등과학원 교수'K3곡면 사교 유한대칭군 분류' 해결세계 최고학술지에 국내 첫 논문 게재한국 수학위상 한단계 끌어올린 쾌거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세계 수학계에서 한국 수학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쾌거다." 금종해(49ㆍ사진) 고등과학원 교수가 대수기하학 분야에서 20년이 넘도록 풀지 못했던 난제를 풀어내자 국내 수학계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유한표수체 위에서 정의된 K3곡면의 사교 유한대칭군의 분류'라는 다소 난해하고 긴 제목의 금 교수의 논문은 1년에 30편밖에 실리지 않는 수학 분야의 최고 학술지(Annals of Mathematics)에 게재가 확정된 상태다. 이 학술지에 국내 수학자의 연구논문이 게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수기하학은 도형의 생김새를 연구하는 기하학 중 변수가 여러 개인 방정식들로 정의되는 도형의 성질을 연구하는 분야다. 제목에서 등장하는 K3곡면은 4차원 공간에서 등장하는 핵심적인 기본도형을 말한다. 이 분야를 집중 연구한 3명의 저명한 수학자 쿠머(Kummer), 캘러(Kaehler), 코다이라(Kodaira)의 머릿글자를 따 'K3곡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K3곡면'은 컴퓨터를 이용해도 이미지를 표현할 수 없다. 4차원 곡선 자체가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시각화의 영역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또 유한표수체는 전자상거래ㆍ전자암호 등을 만드는 데 응용되는 이론이다. 금 교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3차원의 공간에 수학자의 상상력을 발휘, 이를 4차원까지 연장해 식을 만든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금 교수는 "지난 85년에 처음으로 한 번 풀어보자고 생각한 뒤 본격적으로 매달리게 된 것은 90년 초부터였다"고 말했다. 85년 당시 일본의 한 수학자(S.Mukai)가 '복소수체 위에서 정의된 K3곡면의 사교 유한대칭군의 분류' 문제를 해결하는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이 발표된 뒤 또 다른 난제로 부상한 것이 바로 '유한표수체 위에서 정의된 K3곡면의 경우도 사교 유한대칭군의 분류가 가능한가'라는 문제였다. 수많은 교수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연구를 거듭했지만 결국 20년 이상 풀리지 않는 과제로 남아 있었다. 금 교수는 "대수기하학만 가지고 접근했을 때는 문제해결이 쉽지 않았다"며 "대수기하학에다 산술기하학 분야에서 개발한 여러 이론을 응용해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곧 수학의 한 분야만 정통할 게 아니라 여러 분야에 정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 교수는 "최근 풀린 페르마 정의의 4차원식을 푸는 방법도 바로 위상수학식을 미분기하학을 접목해 풀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 교수는 수학은 곧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재미있고 매력있기 때문에 수학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험과학의 경우 실험의 데이터가 보존돼 이를 다시 수정하면서 반복해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수학은 99%의 성공은 없다고 설명했다. 100% 이론만 있지 90%의 이론은 없다는 것이다. 금 교수는 "수학이 여타 순수학문과 차이가 나는 것도 이런 측면"이라며 "수학 분야의 최고 학술지에도 매년 수학 관련 논문이 30편에 불과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학의 전망은 밝다는 게 그의 평가다. 수학을 전공하려는 인원은 줄었지만 능력 있는 젊은 수학도들이 열정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젊은 수학도들이 큰 문제를 붙들고 젊었을 때부터 과감하게 도전할 때 우리나라 수학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한표수체 위에서의 K3곡면의 유한대칭군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는 다른 수학자의 몫으로 남겼다. 대신 금 교수는 복소구면의 위상적성질에 관한 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입력시간 : 2006/09/06 17:04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