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통신산업을 대대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물론 회원국 내에서도 반발이 거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EU의 비비안 라이딩 통신담당 집행위원은 국영을 포함한 역내 거대 통신기업의 기능 일부를 분할하는 내용을 담은 개편안을 13일(현지시간) 공개할 방침이다.
집행위는 거대 통신기업의 경영 기능 가운데 일부를 떼어내 중소 통신 업체에도 보조금 배분과 신규 진입에 있어 공정한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방안은 앞서 EU가 역내 에너지 거대기업에 대해 발전과 송전 사업을 분리, 에너지 산업을 재편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통신 업계는 물론 집행위 내에서도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넬리 크뢰스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통신산업은 에너지 산업과 분명히 다르다"면서 "통신의 경우 이미 일부 분야에서는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재편을 위한 EU 집행위 차원의 개입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신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유럽통신네트워크운영자협회(ETNO)는 성명을 통해 "집행위가 구상하는 기능상 분리는 사실상 거대기업의 독점을 부활시키는 것"이라면서 "이는 결국 통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부는 물론 통신 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EU 집행위는 이번 개편안을 오는 2010년 발효될 수 있도록 유럽의회 및 회원국 비준 절차를 밟아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