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우려되는 美 금리인상의 파장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어제 연방기금 금리를 연4.0%로 0.25% 인상,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차가 0.50%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양국간 금리차를 좁히기 위해 콜금리를 3.5%로 인상했던 한국은행으로서는 적잖은 부담을 느끼게 됐다. 문제는 미국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연방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시 말해 미국의 인상폭만큼 우리도 콜금리를 인상하든지 아니면 금리차확대를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 금리와 보조를 맞출 경우 어렵사리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금리차를 용인할 경우 국내자금의 해외유출이 빨라질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0.5% 금리차로는 자금의 해외유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어 당분간 콜금리목표를 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과의 금리격차가 계속 벌어질 경우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금리차를 좁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인상한 이후부터다. 가계와 기업의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저소득층의 금리부담이 커지고 영세중소기업의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해 경영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중소기업들이 걱정이다. 지난해 대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92%인데 비해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139%여서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가계대출의 부실도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저금리기조에 편승한 부동산투자 등으로 가계 빚은 6월 말 현재 533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조원이 늘었다. 빚이 늘어도 갚을 능력이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투기억제책으로 부동산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득은 늘지 않고 세금과 각종 부담금은 갈수록 늘어 상환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게 문제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자가 속출하고 신용불량자도 줄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까지 계속되리라는 점을 감안해 국내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