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산업생산 감소세 반전… 국내기업 활력 문제없나

연초부터 기업의 생산·판매·투자·수출입지표들이 하나같이 시들고 있다. 가장 먼저 1월 광공업생산은 3.7%나 감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도 -1.7%로 다시 꺾여 22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7.1% 줄었다. 소비의 지표가 되는 소매판매 또한 의복 등 준내구재(-7.7%),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9%) 판매가 줄어 전월보다 3.1%나 감소했다. 생산·소비·투자의 동반감소는 11개월 만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뿐 아니라 1월 수출과 수입마저 10%와 16.9%씩이나 줄었다. 국내 기업의 활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큰 걱정이다.


이렇듯 지표는 충격적인데 정부는 여전히 경제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는 1월 광공업생산이 급락한 데 대해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이 2009년 9월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밝혔다.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대해서는 "담뱃값 인상, 따뜻한 날씨, 설 이동에 따른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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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산업의 생산과 소비는 물론 수출·수입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면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만반의 대비에 나서는 것이 마땅하다. 더구나 경제기조 자체가 허약해지고 있지 않은가. 지난해 전체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1.1% 증가하는 데 그쳤고 광공업생산 증가율도 0%대에 불과했으며 소매판매액지수도 지난해 고작 1.6% 올라갔을 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1,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에 짓눌려 내수부진 의 탈출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35개월째 경상수지 흑자 또한 '불황형 흑자'의 골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일본식 장기불황을 피하기 어렵다. 기업의 활력을 되살려 경제 추락을 막아야 한다. 유가 하락 등 호재들을 기업수익 개선에 직결시키고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노동시장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이다. 과거 일본 정부는 장기불황 조짐을 알아채지 못한 채 구조조정 없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다가 '잃어버린 20년'을 자초했다. 불황의 깊이를 제대로 인식한 처방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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