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미에서는 박스권장세가 대세상승장 보다 투자하기에 더 좋은 여건일지도 모른다. 대세상승장에서는 단 한 번이라도 매도에 실패할 경우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주식을 사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단기 상투권을 잡고 고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박스권 장세에서 고점과 저점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 경험을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남반도체는 전형적인 박스권 횡보 종목이다. 기술주를 대표하는 반도체 파운더리 업체로 IT경기 전망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인다. 최근의 기술주 투자여건을 반영하듯 200일 이동평균선도 강력한 저항선으로 자리잡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저점과 고점사이에서 10일 간격으로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면서 20% 안팎의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주가가 다시 바닥권에 접어들어 있다. 저점의 전형적인 모습인 거래량 바닥도 나타나고 있어, 10일 정도 기간을 목표로 투자에 나서볼 만하다.
◇4개월째 박스권 제자리 걸음=아남반도체는 지난 2월 반등국면을 출발점으로 본격적인 바닥형성을 위한 박스권에 들어서 4개월째 바닥권 형성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회사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IT경기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회복시점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지연된 탓이다.
하지만 주가는 이 과정에서 3월에는 3,000원에서 3,640원까지 상승했고, 4월에는 3,090원에서 3,880원까지, 5월에도 3,160원에서 3,950원까지 주기적으로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폭이나마 저점과 고점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추세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거래량 상투와 바닥의 시사점=거래량도 주가가 박스권 바닥에 접근할 때 바닥을 형성하고, 단기고점을 형성할 때 이전에 없던 대량거래가 분출되고 있다.
바닥권에서는 100만주대로 거래량이 격감하지만, 상투권에서는 바닥권 거래량의 10배에 가까운 1,000만주 안팎의 거래가 형성됐다. 이는 곧 박스권 하단부에서 거래량이 바닥권에 다가설 때가 매수 기회고, 대량거래가 분출될 때가 매도 시점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10일간 20% 투자수익 목표=최근 주가를 보면 바닥권을 다시 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21일에는 최근들어 가장 적은 136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한 후 회복국면에 접어들었고, 주가는 22일 3,290원에서 단기바닥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4개월간의 흐름을 본다면 주가는 다시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영업일수로 열흘 안팎이면 다시 4,000원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열흘간 20% 안팎의 기대수익률은 약세장에서 상당히 짭짤한 수익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종목이 박스권을 이탈하는 상황이 연출되면 투자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의 한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 이에 맞는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고점을 돌파할 때는 적극적인 추격매수로, 저점을 깨고 내려갈 때는 매도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도움주신분=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임동석기자 fre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