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주택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외환위기 이후 주택공급 감소, 풍부한 유동성, 저금리, 재건축 등의 이유이다. 정부의 5ㆍ8, 5ㆍ23 조치 이후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이나 최근 강남지역의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일부지역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마땅한 투자대상을 찿지 못한 유동자금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 및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유동자금을 제조업으로 유도하거나 부동산 간접투자로 유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은 부동산에 대한 소유욕이 매우 강하다. 지난 30여년간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매우 비싸고 정보가 부족한 일반인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가 리츠(REITs, 부동산간접투자상품)이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가 일반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여 수익금을 돌려주는 제도이다. 주식처럼 몇 십만원 단위의 소액 투자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리츠를 통하여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또한 리츠는 투자대상이 대부분 임대용 부동산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으면서 장기간 안정적인 배당소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리츠는 기업구조조정 리츠와 일반리츠의 2종류로 구분된다.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취득세와 등록세 및 법인세가 100퍼센트 감면되는 반면 일반리츠는 취.등록세가 50퍼센트 감면된다. 일반리츠는 활성화되지 못하였으나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각종 세금이 감면되어 배당률은 10퍼센트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주식투자에 불안감을 느끼고 금리에도 만족을 못하는 투자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리츠회사 주식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투자가들은 필요한 경우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리츠의 경우도 일반부동산 투자와 같이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 투자 손실의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부동산은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낮은 가격 변동성을 지니고 있어 리츠에 대한 투자 손실 크기는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낮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리츠제도가 60년에 도입된 이후 30여년간은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그러나 90년초 부동산 소유자가 리츠회사에 부동산을 양도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유예하는 등 각종 지원책에 힘입어 리츠 규모는 90년말 87억 달러에서 2000년말에는 1450억 달러로 급격히 성장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 리츠 제도가 도입된 이후 기업구조조정 리츠는 활성화되었으나 일반리츠는 수익성의 부족으로 전무한 실정이다. 부동산간접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반리츠에 대한 각종 세금감면을 기업구조조정 리츠 수준으로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고철(주택산업연구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