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재무개선 속도 내는 기업들

두산인프라코어 4억달러 GDR 발행 검토<br>산은 "동국제강 브라질 제철소 1년 연기"


금융당국의 기업 구조조정 대책 발표 이후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지 않았어도 채권은행의 감시가 가능하도록 한 관리대상계열제도를 신설하자 자본확충과 부채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철강사(매출액 기준) 가운데 하나인 동국제강은 최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회사의 숙원사업인 브라질 고로 일관제철소 건설을 1년간 연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룹 내에 2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어 화급한 유동성 위기는 없지만 최근 영업적자 누적과 부채비율 상승으로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드는 고로가 없어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브라질에 제철소를 짓고 있다"면서 "하지만 철강 경기 악화로 본사의 재무부담이 늘어나면서 일단 완공 시점을 1년가량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브라질 고로제철소 사업은 장세주 회장의 숙원사업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2008년 현지 철광석 업체인 발레, 포스코 등과 함께 합작법인(CSP)을 세운 후 오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제철소를 짓고 있다. 국내에는 후판의 원재료인 슬래브를 자체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 원가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최근 철강 경기 악화로 회사 실적이 악화되고 차입금 부담이 늘자 산은과 협의해 공정을 1년가량 늦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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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은 후판 중심인 사업 포트폴리오도 해양구조물과 건축자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후판은 주로 선박용으로 쓰이는데 마진도 적고 조선업황에 따라 변동성이 심해 동국제강 실적악화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동국제강은 이 분야의 연구개발(R&D)을 늘려 현재 40% 수준까지 떨어진 후판 비중을 더욱 축소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분 65.1%를 보유한 자회사 유니온스틸의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유지해 그룹의 재무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가전용 컬러강판을 주로 생산하는 유니온스틸은 올 2ㆍ4와 3ㆍ4에 영업이익이 각각 319억원, 426억원을 기록했고 연말에도 555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두산그룹도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두산은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그 자회사인 밥캣에 필요한 유동성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4억달러(4,250억원) 규모의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추진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글로벌 자회사인 밥캣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신주 발행 형식으로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려는 것이다.

동부그룹은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을 중심으로 자산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달 서울 동자동 오피스텔 매각으로 2,926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고 연말까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추가로 1,7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동부발전 당진 지분 일부와 당진 항만부두 매각도 추진하는 등 유동성 확보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해운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신청한 현대상선 역시 채권단과 추가적인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약속했다. 한진해운도 한진그룹 주력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긴급자금 1,500억원을 지원 받은 데 이어 연내 4억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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