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월 15일] 농수산물 수출 호기 살리자

얼마 전 경북 김천의 한 농민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참마와 막걸리를 이용해 만든 동동주를 개발했는데 맛과 영양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장기 보관도 가능해 수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전통을 살린 상품을 생산해 수출하려는 이 농가의 연락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정부가 오는 2012년까지 농식품 100억달러 수출 달성을 목표로 잡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30년간 한국 수출이 연평균 12.3% 성장하는 동안 농수산물 수출은 2.3% 성장에 그쳤으니 거의 제자리걸음이나 다름이 없었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 농수산물 수출액은 39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고작 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보면 농수산물이 성장의 여지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토면적이 넓지 않지만 농수산물 수출로 두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나라로는 네덜란드와 덴마크가 손꼽힌다. 네덜란드는 연간 농산물 수출액이 우리나라의 25배가 넘는 582억달러에 달해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의 농산물 수출국이다. 덴마크 역시 자본 및 기술 집약적인 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의 대부분을 수출하는 ‘농업강소국’이다. 이들 나라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수출을 위해 전략적인 육성, 첨단기술 도입, 마케팅 강화 등 노력을 기울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노력이 부족했다. 두바이에 있는 7성급 호텔의 수석 총괄 주방장인 권영민씨에 따르면 일본이나 태국 등의 식재료 업체에서는 귀찮을 정도로 찾아와 자신들의 먹을거리를 요리재료로 써달라며 마케팅을 한 반면 한국 업체는 단 한곳도 자신을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들어 한국을 방문한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 음식을 웰빙 음식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이 전세계 60여개국에서 방영되는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의 음식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 식재료를 수입하겠다는 해외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농산물은 이제 더이상 우리 밥상 위에만 머무르는 먹거리가 아니다. 정부ㆍ기업ㆍ국민 모두가 수출산업으로서 농수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면 수출 100억달러라는 목표 달성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음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이 농수산물 수출증대의 호기 중의 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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