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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이젠 소프트스트럭처다

단순 도급형태서 벗어나 기술·금융 등 업그레이드<br>수주 1000억弗 앞당겨야


GS건설은 지난 4월 베네수엘라 엘팔리토 정유공장 증설공사의 감리용역을 535만달러에 수주했다. 금액은 많지 않지만 단순시공을 넘어 업계 처음으로 신사업인 플랜트 프로젝트 총괄관리(PMC) 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2월 칠레에서 브라질 건설사와 함께 총 6억4,800만달러 규모의 차카오 교량공사를 따냈다. 금호산업도 5월 GS건설과 함께 필리핀 푸에르토프린세사 공항 공사를 8,290만달러에 수주했다. 국내 건설업계가 중동지역 플랜트 위주의 수주에서 벗어나 남미·동남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토목 분야로 공종을 다변화한 의미 있는 성과다.

건설업계가 그간 양적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통한 '퀀텀점프(Quantum Jump·대도약)'로 연간 수주 1,000억달러 시대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도 총 37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 올해 수주목표인 700억달러 달성 전망을 밝게 한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세계적 수준의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며 해외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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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건설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한마디로 글로벌 선두기업과 중국을 필두로 한 후발업체 사이에 끼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독일의 호흐티에프, 프랑스의 뱅시, 미국의 플루어 등 글로벌 건설업체들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사업 다각화로 시장지배력을 높여가고 중국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결국 해법은 건설사들이 해외공사에서 기존 하드웨어 경쟁력에 기술·인력·금융 등 '소프트파워'를 접목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최재덕 해외건설협회장은 "한국 건설이 연간 해외수주 700억달러를 넘어 1,000억달러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데 인프라 및 지원 시스템은 100억달러 시절 그대로인 게 문제"라며 "이윤을 내기 힘든 단순도급 형태에서 벗어나 기술·인력·금융 등을 업그레이드해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수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효자상품인 해외건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해외공사 수주는 각국 정부의 외교 및 금융 지원이 성패를 가르는 국가 대항전의 성격이 강하다"며 "국내 업체들이 신도시·철도 개발로 쌓은 노하우가 해외수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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