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에서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ㆍ4분기 중 10.4%에 그쳐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보화 투자가 전체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년만에 20%대로 하락하는 등 경기가 나빠지면서 설비투자도 함께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설비투자 동향과 특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1ㆍ4분기 설비투자율(설비투자액/국내총생산)은 10.4%로 지난 1999년 2ㆍ4분기의 1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설비투자율은 장기 불황에 접어든 일본의 10%보다는 약간 높지만 홍콩의 12.3%나 대만의 11%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올 들어 미국ㆍ이라크전쟁, 북핵 문제 등의 불확실성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투자를 보류하거나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96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 2001년에는 35.6%까지 치솟았던 정보화투자의 비중(정보화투자/총 설비투자)은 올 1ㆍ4분기에는 25.4%로 하락해 4년만에 20%대로 낮아졌다.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율도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도달한 지난 95년부터 2002년까지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율은 7.6%로 일본(27.8%), 싱가포르(20.5%), 독일(15.1%)은 물론 미국(8.9%)보다도 낮았다. 한은은 생산 활동에 요구되는 생산 능력을 유지하기에는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며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려면 설비투자 확충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