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말 산업의 희망찬 질주를 기대하며


지난달 말 산업 축전이 열린 서울경마공원에 갔었다. 가을 분위기가 완연한 공원에서는 다양한 말 관련 이벤트와 전시가 펼쳐지고 있었다. 특히 승마체험을 하는 어린이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아 보는 사람마저 흐뭇함을 느꼈다. 승마는 신체적 운동 효과뿐 아니라 동물과의 교감을 통한 정서적 효과가 크다고 하는 말이 실감이 났다. 말 산업 축전은 말 산업 육성법의 시행을 축하하고 말 산업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열린 행사이다. 말 산업은 그저 경마나 승마 정도에 불과하다는 일반인들의 한정적인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실제 말 산업 축전을 둘러보면서 말과 관련된 산업이 무궁무진하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승마만 하더라도 말사료ㆍ안장ㆍ보호기구ㆍ승마복 등의 용품과 승마 지도사, 마필 관리사, 말 전문 수의사, 말의 신발 역할을 하는 편자를 만들고 신겨 주는 장제사 등의 직업군 등 관련된 산업이 다양하다. 또한 말을 활용한 건강식품ㆍ마유(馬油ㆍ말기름)화장품ㆍ마피(馬皮)잡화 등 응용 산업 분야도 넓다. 향후에는 말과 관련된 보험, 승마교육, 말 수송 등 관련 서비스 산업도 시장규모가 성장할 것이라 한다. 아쉽게도 그동안 국내 말 산업은 우리가 기마민족이라는 수사가 초라할 정도였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도심만 벗어나면 어디서나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말을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경마장이나 승마장을 제외하면 말 구경을 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를 입증하듯 국내 말 산업 종사자는 미국의 70분의1밖에 안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주마 수는 3만두 수준인데 하루속히 10만두를 넘어야 말 산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 다행스럽게 9월부터 시행된 말 산업 육성법이 말 산업의 희망찬 질주를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희망적인 부분은 우리 민족의 핏속 깊이 흐르는 기마민족의 DNA이다. 국민들이 말의 매력에 눈을 뜨고 정부와 기업에서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의 말 산업은 선진국 수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말(다툼) 많은 세상'이 아닌 '말(馬) 많은 세상'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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