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5월 연휴 차분하게... 역사탐방 어때요

한미산 흥국사의 ‘괘불’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조선후기 문인화가 심사정의 ‘송하음다’는 소나무 아래서 차를 마시는 선비들을 보여준다. /소장처=삼성미술관 리움, 사진제공=경기도박물관

종묘에서 사용했던 제기도설 세트 /사진제공=국립고궁박물관

주말부터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들떠 놀기보다는 차분하게 박물관 역사 탐방을 통해 우리의 정신 문화를 다시 들여다 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 좋은 박물관 특별전이 대거 열린다.

고고학자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영화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지만 우리나라의 고고학도 상당히 흥미롭다. 특히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의 구석기 유적에는 영화 같은 일화가 있다.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미군 그렉 보웬이 1977년 한탄강 주변을 여행하다 동아시아 최초의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발견한 것. 일반인에게는 그냥 돌멩이로 보였을 이 유물은 30만년 전의 석기로, 당시까지만 해도 이같은 아슐리안 석기문화는 유럽과 아프리카에만 있다고 한 '모비우스 학설'을 뒤집은 획기적 발견이었다. 이 바람에 한반도 구석기문화의 중심으로 부상한 연천의 전곡선사박물관(관장 배기동)이 개관 3주년 특별전 '구석기 발굴전-발굴에서 전시까지'를 8월 31일까지 연다.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발굴지인 공주 석장리 유적부터 최근에 조사된 포천 늘거리 유적까지 한국 구석기의 생생한 발굴과정을 볼 수 있다. (031)830-5600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이귀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인류구전과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된 '종묘' 특별전을 8월 3일까지 개최한다.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神主)를 모시고 있어 왕가의 사당에 해당하는 종묘는 조선왕조의 뿌리에 해당한다. 절제된 장엄미를 보여주는 종묘의 건축부터 종묘제례의 절차, 사용된 그릇, 종묘제례악 관련 악기, 의궤 등 유물 330여점을 전시한다. 참고로 올해 종묘대제는 5월4일 종묘 정전에서 거행된다. (02)3701-7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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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경기도박물관(관장 이원복)에서는 차(茶)향에 스민 치유의 미학이라는 부제로 '한국차문화대전'이 30일부터 8월 24일까지 열린다. 9세기 신라 왕실이 지리산 차밭을 운영하며 확대된 차문화는 고려 때 약용 탕으로 진화했고 17~8세기 신문물의 수용과 특용작물의 재배로 재조명 후 오늘날에 이르렀다. 차를 매개로 교류한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초의 의순의 일화도 눈길을 끈다. 찻잔부터 차와 관련된 서화,청자,백자 등 200여점 유물이 선보인다. (031)288-5300

석가탄신일에 맞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에서는 한미산 흥국사 '궤불(야외행사 때 걸기 위한 대형 불화)'을 주제로 '무량수불, 극락에서 만나다'전을 서화관 불교회화실에서 5월 2일부터 10월 26일까지 진행한다. 펼친 높이가 6m 이상인 흥국사 궤불에는 극락세계의 부처와 무량수불, 관음·세지보살 등 7인이 등장해 극락에서 왕생할 사람을 손 내밀어 맞고 있다. 색은 화려하지만 숙연해지는 그림이다. 이 불화를 의뢰한 사람은 명성황후의 상궁으로 있다가 고종의 계비에 올라 영친왕을 낳은 순비 엄씨였다. 한양의 서쪽 끝인 마포구 대흥동에 위치한 한미산은 할미산으로 잘못 불리다 지금은 노고산으로 불리는 곳이다.

또한 박물관에서는 고대 베트남에서 동남아 최고의 청동 제련술을 꽃피운 청동기문화를 소개하는 특별전 '베트남 고대 문명전-붉은 강의 새벽'이 열려 진귀한 청동북 14점과 각종 유물 380여점을 6월 29일까지 공개한다.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으로만 익숙한 베트남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기회다. (02)2077-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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