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주요 투자자(유한책임사원·LP)인 공무원연금·교보생명·행정공제회 등은 최근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와 만나 금호산업 매각과 관련한 미래에셋 측의 입장을 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은 이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결성한 사모펀드(PEF)를 통해 금호산업 지분 8.55%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투자자들이 이례적으로 운용사를 직접 찾아간 것은 금호산업 매각 가격 산정과 관련한 미래에셋의 '강경 노선'으로 오히려 매각이 장기화하고 투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래에셋이 투자자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금호산업 매각 대금으로 최소 1조213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채권단 간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미래에셋 측은 최근 '일보 후퇴'해 8,700억원대의 가격을 주장했지만 이 역시 '비현실적인 가격'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자신들에게 돈을 위탁한 투자자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미래에셋의 논리와 달리 투자자들은 수익 극대화보다는 조속한 매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외에 제3의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미래에셋의 고집으로 매각이 결렬되면 오히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호산업 주가 하락에 따른 추가적인 평가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에셋이 기존의 강경 노선에서 탈피해 현실적인 금호산업 매각가격을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 역시 현재 자신들이 제시하는 가격 수준에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7,000억원대 매각 가격이면 '나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채권단 간의 협의를 통해 현실적인 가격이 도출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