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페테르센 공동선두… 박세리·이지영은 6언더 7위<br>삼성월드챔피언십 3R
| 김미현, 장정, 안젤라 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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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야드의 파4인 9번홀.
다소 내리막이지만 워낙 긴 데다 그린 앞 50야드가 마른 계곡으로 푹 파여 공략이 쉽지 않은 이 홀에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8번 아이언으로 홀 1m 안쪽에 가볍게 볼을 올려 버디를 낚았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도 7번 아이언으로 두번째 샷을 해 마찬가지로 버디를 뽑았다.
그러나 김미현(30ㆍKTF)을 비롯해 장정(27ㆍ기업은행), 브라질교포인 안젤라 박(19) 등은 줄줄이 이 홀에서 보기를 했다. 모두 우드로 세컨드 샷을 해 볼을 멈춰 세울 수가 없었던 탓이다. 그 차이가 순위를 갈랐다.
14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클럽(파72ㆍ6,644야드)에서 펼쳐진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2007(총상금 100만달러) 3라운드.
이날 8언더파 64타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한 페테르센과 3언더파 69타를 친 오초아가 중간합계 12언더파 203타로 공동 선두가 됐고 김미현과 장정, 안젤라 박은 나란히 1타 뒤진 11언더파 공동 3위에 랭크됐다.
9번홀이 아니었으면 한국 선수 3명은 공동 3위가 아니라 공동 선두가 될 수도 있었던 셈이다. 차이는 티 샷 거리에 있었다.
400야드가 넘는 파4홀이 5개, 390야드 이상인 홀은 7개나 되는 긴 코스인 빅혼골프클럽에서 오초아나 페테르센은 보통 260~270야드는 족히 되는 드라이버 샷을 날려 세컨드 샷을 미들 또는 쇼트 아이언으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티 샷 거리가 230~240야드에 그치는 한국 선수들은 우드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다소 짧은 파4홀에서도 장타자들은 3번 우드를 들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지만 단타자들은 드라이버로 티 샷한 뒤 볼이 러프 지역으로 구르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야 했다.
오초아가 전반에 버디만 4개로 신바람을 낸 것도 페테르센이 막판 4개홀을 연속 버디로 장식한 것도 장타 덕이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정확도가 높았다. 긴 클럽을 잡은 탓에 볼을 홀 근처에 멈춰 세울 수는 없어도 그린에는 잘 올렸고 때론 롱 퍼트도 떨궈 큰 박수를 받았다.
‘우드의 달인’ 김미현이 5언더파, 장정은 4언더파, 안젤라 박은 3언더파로 각각 이날 경기를 마쳐 11언더파 동률이 됐다. 이들은 상금랭킹 1ㆍ2위를 상대로 최종일 역전우승을 꿈꾸며 선전을 다짐했다.
그들 뒤로 폴라 크리머(미국)가 이날 1타를 줄이며 합계 9언더파 6위가 됐고 박세리(30ㆍCJ)와 이지영(22ㆍ하이마트)이 나란히 2언더파를 보태며 합계 6언더파로 안젤라 스탠포드(미국)와 공동 7위를 이뤘다. 이선화(21ㆍCJ)는 6타를 줄이며 합계 4언더파를 기록, 전날 공동 18위에서 공동 11위로 올라섰다.
한편 장타자지만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미셸 위는 첫 2개 홀을 연속 보기로 시작한 뒤 마지막 홀도 보기로 끝내는 등 보기 4개와 파4홀 트리플보기 1개에 버디는 2개에 그치며 5오버파 77타를 기록, 합계 19오버파로 최하위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