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은행들이 뛰고 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은행으로서 전국적인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시중 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은행권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방은행들이 블루오션(blue ocean)을 찾아 나아가는 중장기 비전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대구은행은 업계에서 ‘작지만 강한 은행’으로 불린다. 지방은행이기 때문에 서울 본점의 시중은행에 비해 자산규모는 적지만 수익성이나 성장성, 자산 건전성 등 경영 성적표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대구은행은 지난 67년 10월 설립 이후 대구ㆍ경북지역을 기반으로 지역 밀착 경영을 펼쳐왔다. 그 결과 지역 시장점유율이 무려 42%에 달하고, 지역민의 62%가 대구은행의 통장을 가지고 있을 만큼 두터운 고객기반이 이를 잘 보여준다. 대구은행의 ‘사이버 독도지점’은 인터넷에서 영업 활동을 벌여 개설 4년 여 만인 지난 6월말말 고객수 15만9,000명에 총 예금 1,143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대구은행은 올 들어 영업 기반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주된 영업 기반이었던 대구지역을 벗어나 경북지역 전체를 아우르기 위해 경북지역 1본부와 2본부를 신설 했다. 대구은행은 경북지역 영업을 강화해 현재 19%인 시장점유율을 30%대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익증권, 방카슈랑스, 자산관리,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새로운 수익 사업을 개척, 수수료 수입을 늘리고, 지역혁신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대구ㆍ경북 지역의 전략산업의 지원을 위한 협조융자 제도 등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또 지난 3월 이화언 행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공격적인 영업과 함께 대규모 조직 혁신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 즉시 비서실을 폐지하고, 조직ㆍ인사ㆍ교육 등 경영 전반에 걸친 개혁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구은행은 중장기 비전으로 지역점유율 50% 이상의 초우량 지역은행이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에 기반을 둔 은행이지만 경영 성과와 시스템은 세계 초일류 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대구은행의 주가는 연 평균 150회 이상의 기업설명회(IR)를 통한 주주중시 경영에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이 어우러지며 연일 외환위기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0일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무려 62.99%에 달한다.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지역민과 지역 기업 중심의 경영으로 지역 중추의 금융기관으로 역할을 다해 대구ㆍ경북지역이 전국 어느 곳 보다 풍요롭게 잘 살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선진국의 은행들처럼 50년, 100년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는 세계 속의 초우량 지역은행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