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飛翔하는 중국 미술]<하> 우리미술 세계에 알리는 디딤돌로

폐쇄성 여전… 시장 특성부터 파악해야

중국미술이 황금어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폐막된 중국 화랑 박람회

지우창에 진출한 한국계 아라리오 겔러리 실내전경.

최근 중국 현대 미술이 세계 미술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화랑가에서도 중국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화랑가의 중국 열기는 국내 화랑의 경영개선과 한국 미술의 세계진출이라는 긍정적인 의미 속에 과열 투기 양상에 따른 거품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중국 시장 특징부터 알아야=경제개방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몇몇 분야의 폐쇄성은 여전하다. 정부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발전 계획도 당의 정책 결정에 따라 눈깜짝할 사이 뒤바뀔 수 있다. 베이징 대표적 예술 특구 ‘지우창’(酒廠)의 경우는 한 사례. 이곳은 10년 전 예술인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생성ㆍ발전해왔으나 조만간 정부에 의해 정책적으로 철거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며 기왕에 터를 잡은 해외 화랑들이 특히 불안해 하고 있다. 작가들의 관리도 어렵다. ‘화랑과 작가간 전속’이라는 서양식 관리체계가 잘 통하지 않는다. 중국 작가들이 작품 가격에 따라 화랑을 옮겨 다녀 관리하기 어렵고 따라서 믿고 투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지우창에 오픈 한 한국화랑 ‘문’ 갤러리 박철희 대표는 “중국 작가와 전속계약을 맺었는데 다른 화랑에 작품을 제공해 황당했다”며 “중국에서는 화랑 체계가 아직 자리를 잡지 않아 좋은 작가를 발굴해도 관리가 힘들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은 우리 미술을 세계에 알릴 디딤돌=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중국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교두보 삼아 우리 현대 미술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는 가능성 충분한 얘기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 화랑은 7개. 올 하반기가 되면 화랑협회를 비롯해 아트사이드, 금산갤러리 등 3~4개가 더 지점을 열 계획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화랑에서는 지난 16일 폐막한 중국화랑박람회(CIEG) 기간에 맞춰 한국과 중국작가의 공동전시를 열어 베이징을 찾은 세계의 미술 수집상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5월 다산쯔 798 예술단지에 진출한 이음, 아라리오 베이징, 갤러리 문, 표화랑 등은 각각 국내 작가들과 중국작가들의 작품을 그룹전 형식으로 준비해 호평을 받았다. 중국갤러리에서도 한ㆍ중 합동전을 준비했다. 대만계 중국화랑 소카 갤러리는 중국작가 3명과 한국작가 민병헌, 이원철, 윤영하씨가 참가하는 ‘아트 오브 포커스’ 전을 오픈했다. 표미선 표화랑 대표는 “중국작가를 미끼상품으로 내걸면서 한국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쏟게 하려는 전략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며 “처음에는 한국 작가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요즈음은 상황이 많이 달라져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내는 물론 유망 중국 작가 발굴이 중국 진출 화랑의 관건=이번 박람회 기간 동안 국내 작가들의 작품 판매는 기대 이상이었다는 것이 참가 화랑측의 대체적 의견. 박서보의 작품만 3년간 출품해 온 샘터 화랑은 올해 처음으로 홍콩계 수집가에게 판매를 성사시켰다. 엄중구 대표는 “박서보의 세계적 인지도에 비하면 1억원이라는 가격은 낮지만 해외 수집가들이 국내 작가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국제(정연두), 카이스(박소영), 선 컨템포러리(김선구, 권두현, 김명숙), 세줄(손동현, 이수연, 한선현) 등 처음 박람회에 참가한 화랑들의 경우도 판매는 성공적인 수준이었다. 김수희 국제갤러리 이사는 “국내 작가들은 작품성에 비해 아직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상황은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일부 화랑들은 국내 작가들 소개 보다는 이른바 ‘돈 되는’ 중국 유명작가와 작품 확보에 혈안이 돼 이들의 가격 올리는 데 부화뇌동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높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호주계 레드게이트 갤러리 앤드류 딘 실장은 “팡리쥔, 쟝샤오강 등 작품가격이 지나치게 오른 작가 보다는 지명도는 낮지만 작품성이 좋은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화랑들에겐 전략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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