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이세돌의 공격

제6보 (87∼100)


미생마가 공중에 떴다. 프로들이 가장 싫어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왕시는 그것을 잘 안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고 있다. 그가 마음의 위로를 삼는 것은 우변 일대에 조성되어 가고 있는 시커먼 주택단지에 대한 희망이다. 대마만 잡히지 않으면 집으로는 해볼 만하다. 자체로는 사는 수가 보이지 않으니 우군이 있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찾아가야 한다. 흑91로 한껏 겸손하게 발걸음을 떼어놓는다. 이때 이세돌의 기상천외한 공격수가 등장했다. 백94가 그것이었다. 흔히 배붙임이라고 불리는 기발한 공격수. 사이버오로 검토실의 루이9단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아우! 멋있어요.” 평소 같았으면 흑은 참고도1의 흑1로 냉큼 잡아먹으면 된다. 백이 2에서 10까지로 싸발라도 실속은 흑이 모두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흑이 이렇게 둘 수가 없다. 중원의 미생마가 산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참고도1의 흑3으로 참고도2의 흑1에 참아두는 것은 어떨까. 백은 2로 몰아놓고 4로 차단할 것인데 이 코스 역시 산다는 보장이 없다. 고민 끝에 왕시는 흑95로 물러났다. 계속해서 흑97로 공손하게 연결했는데…. 이세돌은 또 하나의 공격수를 준비해놓고 있었다. 백98의 건너붙임이 그것이었으니…. “아우! 정말 멋있어요.” 다시 터져나오는 루이9단의 감탄.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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