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500㎏ 경주마도 그녀 앞에선'애완 동물'

마사회 女동물간호사 1호 김진희씨

500㎏의 육중한 경주마를 애완동물처럼 돌보는 김진희(23)씨는 한국마사회(KRA)의 여성 1호 동물 간호사다. 키 160㎝의 가냘픈 몸의 소유자인 김 간호사는 현재 수의사 5명과 함께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1,000여마리의 경주마를 보살피는 유일한 여성 간호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월 입사한 후 지금까지 경주마 치료과정에서 단 한번의 사고도 없이 경주마를 보살펴온 김씨를 경마공원 관계자들은 '마(馬)의 간호사'로 부른다. 경주마는 특성상 골절ㆍ관절염 등 운동기 질환이나 감기에 걸리기 쉽고 주변 환경변화에도 매우 민감하다. 자칫 조그만 실수로도 경주마로서의 생명을 잃을 수 있어 그는 늘 신중을 기하고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김씨는 "최선을 다해 치료했는데도 죽어가는 말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간호사에게는 말 역시 사람처럼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라고 말했다. 육중한 경주마의 움직임에 항상 부상의 위험이 있어 남자 간호사들도 버티기 힘들어 하는 동물 간호사 일을 하면서도 그는 오히려 말에게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어린 시절 20마리가 넘는 개와 고양이를 기를 정도로 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 동물자원과에 입학한 김씨는 졸업 후 2년 동안 경기도의 한 동물원에서 희귀동물을 보살피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경마공원의 동물 간호사 모집공고를 보고 바로 응시한 그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동물 간호사가 됐다. 경주마가 질주하는 모습을 볼 때 쾌감을 느낀다는 김씨는 "아픈 경주마가 완쾌되거나 좋은 성적을 거둘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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