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문화유산 보호/이경문 문화체육부 차관(로터리)

우리 문화유산은 반만년 선조들의 얼과 숨결이 담긴 소중한 산 역사의 바로 그 현장이다. 때문에 그 가치는 역사성뿐만 아니라 예술성에다 희귀성까지 더해 대대로 온전히 물려줘야 할 겨레의 영광이요, 나아가 세계의 자랑거리이다. 이러한 연유로 지난해 12월 유네스코에서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고려 팔만대장경판, 서울의 종묘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이름을 빛내게 되었던 것이다.문화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 문화유산 또한 어느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더더욱 아닌 것이다. 따라서 현존하는 세계 각국의 문화유산들이 그 존재의 유일성과 역사성으로 한 개인, 한 나라를 떠나서 인류공동의 보호 관리대상이 되고 탐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쟁을 많이 겪어 수 많은 문화유산들이 유실되고 말았다. 현존하는 문화유산을 더욱 소중히 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번 망가지거나 훼손되면 원형보존은 이미 무너지는 것이 문화유산의 속성이다. 따라서 문화유산의 보호 관리에 따른 손길과 눈길 하나 하나에 준엄한 심판이 내려짐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국가가 지정한 문화재인 국보와 보물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수 많은 문화재들에 대한 정부만의 행정에 의한 실질적인 관리는 사실상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기실, 문화재의 효율적인 보호와 관리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룩하면서 등한시 돼왔던 부분이 문화쪽이고 보면 지금에 와서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그 관심도에 걸맞게 올바른 교육이 제대로 사회에서 관리, 보호측면의 이해와 실천이 이루어져 왔는지는 우리 모두가 되새겨 볼 일이다. 문화유산의 존재에 자랑스러워 할 줄만 알았지, 그것을 어떻게 지켜나가고 어찌해야 살아 숨쉬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정부와 국민 모두의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자그마한 민간 도자연구소에서 도자기에 대한 어떤 강연이라도 한다고 하면 수 백명이 모여든다고 한다. 이들 중 비전문가가 상당수에 이른다는데 우리의 경우와 비교해 본다면 부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차이는 바로 국민의 잠재된 의식수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올바른 관심을 유도하는 교육과 지속적인 계몽이 선행되어야 하고, 정부는 문화국가로서의 의지가 어느 분야보다 우선 순위로 정해져 행정적인 만반의 제도와 인력을 갖춰 영원히 지속될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보존, 관리에 애써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이경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