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황도연 대표, 모든 전자기기 PC기능 갖춘 시대 멀지 않았다

차세대 웹표준 HTML5 선두업체 오비고 <br>HTML5 확장성 뛰어나 스마트 車계기판·세탁기 등 몇 년 안으로 실현될 것<br>관련 특허 30여개 보유 현대차 등에 기술 공급


HTML5. 차세대 웹표준이라 불리우는 소프트웨어 개발언어다. HTML5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경우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은 운영체제(OS)에 상관없이 구동이 가능하다. '액티브 액스'와 같은 거추장스러운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으며 '앵그리버드'와 같은 게임은 별도 다운로드 없이 브라우저 상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HTML5 관련 기술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오비고의 황도연(47ㆍ사진)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자동차 계기판이 몇 년 내에 HTML5 기반의 디지털 화면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시계바늘이 부착된 계기판이 아닌 스마트폰 화면처럼 자유자재로 전환이 가능한 형태로 말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자동차뿐만 아니라 세탁기와 전자레인지와 같은 가전제품도 HTML5 기반의 웹브라우저를 통해 한단계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대표는 "HTML5는 모든 기기에 탑재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활용폭이 넓습니다. 앱 개발자들이 HTML5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러한 높은 호환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비고는 HTML5 기술의 선두업체 답게 지난 4월 현대자동차에 HTML5 기반의 웹브라우저를 공급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디트로이트 현지에 3명으로 구성된 팀을 꾸려 GM이나 포드와 같은 자동차 업체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이외에도 도시바, LG전자, 필립스 등의 글로벌 업체와 함께 스마트TV 사업 파트너로 활동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황 대표는 "앞으로는 모든 전자기기가 PC 기능을 갖추게 된다고 보면 됩니다. PC기능이 탑재된 휴대전화와 TV가 각각 스마트폰과 스마트TV가 되었듯이, 스마트 세탁기와 스마트 전자레인지도 조만간 나올 것입니다. HTML5를 기반으로 제작된 웹브라우저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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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5를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오비고는 원래 일반 휴대폰(피처폰)에서 쓰는 웹브라우저가 주수익원이었다. 한때는 전세계 피처폰 웹브라우저 시장의 15%를 장악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가 오비고의 전환점이었다. 그는 "2008년께 HTML5 기술 개발을 위한 특별팀을 꾸렸어요.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이었지만 스마트폰이 언젠가는 피처폰을 밀어낼 것이라 내다봤거든요. HTML5를 선택한 이유는 iOS와 같은 폐쇄적인 운영체제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업전략이 처음 공개됐을 때 직원들의 반대도 많았다. 세계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무리하게 신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냐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황대표는 2009년 4월 직원 30여명을 데리고 제주에서 HTML5 기술 개발을 위한 합숙 훈련을 두달 간 진행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에 현재 오비고가 보유한 HTML5 관련 특허만 30여건에 달하며 130여명의 직원 모두가 HTML5 전문가가 됐다.

황 대표는 "HTML5가 빠르게 주목 받는 배경에는 대용량 응용프로그램도 다운로드 없이 웹상에서 이용가능케 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발전이 있습니다. 이러한 관련 기술 발전에 따라 HTML5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봅니다." 오는 2014년에는 웹표준화단체인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이 HTML5의 표준 규격을 확정할 예정이어서 오비고의 사업 확대는 계속될 전망이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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