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24일 오전 검찰이 수원시 팔달구 매탄3동 본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이 들이닥친 오전 9시40분께 본사 4층의 삼성전기 재무지원팀은 사실상 아노미 상태에 빠져들었다.여타부서 임직원들은 영문을 모른 채 일손을 놓고 상황만 지켜봤으며, 외부에 있다가 압수수색 소식을 뒤늦게 안 임직원들의 확인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전기가) 검찰수사 대상으로 거론된 적이 없었고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전혀 듣지 못했다”며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이 될 것으로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3분기 연속 적자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직후 여서 회사의 장래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팽배했다. 회사측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후 강호문 사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가졌지만 이번 압수수색이 그룹과 관련된 부분이어서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삼성그룹의 충격도 상당했다.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소식이 알려진 뒤 “(압수수색 실시) 배경에 대해 파악 중”이라고 밝혀,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표시했다. 같은 시간 그룹 정보팀과 법무팀도 정보망을 총동원하며 이번 사태에 따른 대응책을 숙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이 이학수 구조본부장의 소환을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으나, 불똥이 어디까지 튈 지를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검찰 수사가 조기 종결될 것이란 기대를 품었던 재계도 이날 오후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의 심장부`를 겨눴다며 큰 충격에 빠졌고, 수사의 장기화를 피하기 힘들게 됐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