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지지부진 공기업 개혁에 기관장 앞장서 분발 촉구

■ MB "개혁 자신없는 기관장은 떠나라"<br>"공기업 노조도 정부조직" 이기주의에 단호대처 의지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작심한 듯 공기업 개혁에 대해 말을 쏟아냈다. 타깃은 공기업의 비효율성과 ‘철밥통’으로 상징되는 공기업 노조와 이에 휘둘리는 공기업 사장 등으로 공기업 개혁 전반에 대해서 ‘속도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처럼 적당히 하는 공기업 개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또 이를 충족하지 못한 공기업 사장들은 ‘자리’를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또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국가적 노력에 반(反)하는 행동을 하는 노조 등 이익단체의 행동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지난 1년여를 끌어온 공기업 개혁이 공기업 노조와 기관ㆍ조직 이기주의로 지지부진한 상황을 타개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공공 부문의 비효율성부터 바꿔나가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공기업 개혁 ‘속도전’의 배경은=이 대통령은 이날 공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질타성 발언과 함께 대대적인 자기혁신을 주문했다. 한국전력과 주택공사ㆍ토지공사 등 34개 주요 공기업으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다. 대통령이 공기업으로부터 직접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에 공기업이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중앙정부도 중요하지만 중앙정부의 정책이 실제 국민과 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러분들에 의해서다”면서 “여러분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민이 정부를 평가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작심한 듯 비판발언을 쏟아냈다. “공공기관들이 그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방만한 경영을 해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공기업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그대로 배어났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관장 중심의 변화와 개혁을 주문하면서 “조직(혁신)에 대한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며 “자기 희생 없이는 조직의 변화가 없다”며 기관장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보고받은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공기업개혁이 여전히 지지부진한데다 일부 통폐합 기관들이 언론 광고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사례 등이 주요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예정된 공기업의 수시 평가와 질책을 통해 공기업 개혁을 상시화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며 “올해 새로 임명된 공기업 사장들 중 내년 상반기 중 평가를 받고 이중에는 임기(3년)를 채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 노조도 정부 조직이다”=이 대통령은 공기업 문제를 언급하면서 공기업 노조의 문제점을 특히 강조했다. 일부 공기업의 강성 노조가 임원진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또 임원진이 노조에 휘둘리거나 노조와 적당히 타협하는 것이 공기업 개혁의 걸림돌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인식이다. 이 대통령은 공기업 노조에 대해 “민간 조직이 아니다. 정부조직이다”며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강조했다. 공기업 노조가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것을 비판하면서 공공 부문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개혁을 사람만 줄이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조직ㆍ기능을 그대로 두고 사람만 줄이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라면서 “민간에 넘겨주는 게 더 효과적이고 아웃소싱 하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민간에 넘어가면 민간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공공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국민에게 요금을 더 받기 전에 먼저 경영합리화를 해야 한다”며 공기업들이 무조건 요금인상으로 원가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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