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우선협상 대상국 가운데 하나인 멕시코가 올해 한국과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싶다는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경제협력 협정이 직접 FTA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지만, 1년여전 모든 FTA 협상중단을 발표한 멕시코 정부의 이같은 의사 표명은 기존 방침의 상당한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향후 한ㆍ멕시코 통상관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멕시코 경제부 앙헬 비야로보스 차관은 최근 멕시코의 2005년 주요 통상정책을발표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호주, 뉴질랜드 등과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KOTRA 중남미본부(본부장 우제량)가 1일 밝혔다.
비야로보스 차관은 그러나 이 경제협력 협정이 반드시 FTA의 형태를 띨 필요는없다고 강조하면서, 경제보완 협정이나 산업협력 협정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있다고덧붙였다.
이는 우리가 바라는 형식인 포괄적인 FTA 방식이 아니라 양국간 합의된 일정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방식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경제부는 이미 한국 및 호주 등과 경제협력 협정 체결시 상호 이익이 되는 산업부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전문가 연구 그룹을 곧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멕시코 경제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일정이 세워진 것은 아니지만,우선 금년 1분기 중 한국에 전문가팀을 파견해 연구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제량 본부장은 "멕시코가 다시 외국과 경제협정 체결에 적극 나설것임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한ㆍ멕시코 경제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거꾸로 부분적인 경제협력 수준에 그치고 포괄적인 FTA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가능해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멕시코는 현재 43개국과 12개의 FTA를 체결했으며 아르헨티나, 브라질과는 경제보완협정을 맺고 있다. 이 경제보완협정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일정량이 쿼터에 의해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남미산 자동차수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는 쿼터가 완전히 해제될 전망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 멕시코의 상업 및 제조업 분야 등에 투자한 한국 기업 수는933개사에 이른다.
한편 멕시코-일본 간 FTA는 올 4월 발효할 예정이어서 한국과 멕시코의 FTA 체결이 시급한 것으로 계속 지적돼왔다. 특히 한국산 타이어의 경우 고관세 부과 등으로 올해 멕시코 내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줄었다. 또 직접 교역 방식의 자동차 수출,정부입찰 공사 진출 등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