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연비규제와 자동차의 미래

니혼게이자이신문 12월31일자

자동차 연비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에서 잇따라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방지가 지구촌의 최대 이슈가 된 가운데 자동차 산업에서도 연비를 높여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줄여 나가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새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자동차 회사에 큰 충격을 줬다. 오는 2012년까지 자동차 1㎞ 주행당 CO₂배출량을 평균 130g으로 억제하는 수치목표(현행보다 20% 감소)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는 회사의 경우 고액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다. 수치가 130g이라고 하면 일반인들로서는 쉽게 감을 잡지 못하겠지만 세계 최정상의 환경기술을 가진 도요타자동차도 이 수준을 상회하는 차종은 하이브리디 ‘프리우스’ 등 일부 차종뿐이라면 이해가 될 것이다. 상당히 엄격한 셈이다. 이 안에 대해서는 EU의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독일 정부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종결정까지는 아직 유동적인 면이 남아있지만 어쨌든 유럽의 연비규제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엄격해질 것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도 2020년까지 자동차 연비기준을 지금보다 약 40% 높이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것은 달성시한이 아직 남아 있어 업계의 태도는 비교적 차분하다. 미국에서는 개별 주가 독자적인 규제를 설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는데 일본의 한 자동차회사 대표가 “전국에 통일적인 기준을 희망한다”고 말했듯이 환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0년간 자동차의 가장 핵심적인 부문은 휘발유 엔진이었다. 하지만 기존 기술의 개량은 이미 한계에 이른 느낌이 있다. 그러는 가운데 전기모터와 결합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연비성능을 높인 디젤엔진이 각광을 받고 있다. ‘배출물은 물뿐’이라는 연료전지차도 장기적으로 유망한 선택 대상이다. 미국과 유럽의 새 규제 도입을 계기로 자동차회사들이 연구개발을 한층 늘려나가길 기대해본다. 물론 규제강화가 자동차회사로서도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혼다는 글로벌 사업을 계기로 미국 배출가스 규제법을 앞서 적용한 신형 엔진을 개발했다. 반대로 환경에 둔감한 회사는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승열패(優勝劣敗)는 21세기 자동차산업이 피해갈 수 없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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