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자원을 삼키는 블랙홀 중국
후진타오 주석, 전방위 에너지 외교 총력… 서방견제 우회할 자원확보 전략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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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세계는 자원확보 전쟁중
②에너지확보는 국가생존 전략
③자원을 삼키는 블랙홀 중국
④비등하는 자원 민족주의
⑤한국도 자원확보전 가세
⑥신재생에너지 개발 본격화
⑦에너지위기 기술로 넘는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하순 미국을 시작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했다.
그의 미국 방문은 그리 유쾌하지 못했지만 뒤이은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나이지리아, 케냐에서 거둔 풍성한 수확은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중국은 사우디에서 52억달러의 유전채굴 계약을 체결했고 나이지리아에서는 기반시설에 40억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4곳의 유전개발 우선권을 확보했다.
모로코와도 유전 공동개발에 합의했고 케냐로부터는 6개 유전 탐사 및 개발권을따냈다.
후 주석은 2년 전인 2004년에도 아프리카 에너지 외교에 나서 가봉, 앙골라, 수단 등과 석유개발 협정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지난해까지 전통적인 석유 수입 대상지역인 중동과 새로운 에너지 보고인 라틴아메리카에 공을 들여오다 올해 들어서는 아프리카에 바짝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아프리카에 구애의 손길을 뻗치는 미국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계산이다.
올해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수교 50년을 맞은 중국은 올 연초부터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 아프리카를 상대로 한 자원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해양석유(CNOOC)를 앞세워 나이지리아의 사우스 애틀랜틱 페트롤리엄의 나아지리아 NOML 유전지분의 45%를 22억7천만달러에 인수했다. CNOOC는 2008년 생산에시작하는 나이지리아 악포 유전에도 22억5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다른 중국 기업들도 해외 석유기업 인수를 통한 에너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지난해 지난해 8월 카자흐스탄의 페트로카자흐트산을 41억8천만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9월에는 합작투자사인 안데스석유를 내세워에콰도르의 유전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14억2천만달러에 사들였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7월 중국 최대 해운업체인 COSCO와 공동으로 홍콩의 팬네이션 페트로케미컬 지분 55%를 취득했다.
연평균 9%대의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은 1995년 석유 수요가 국내 생산을 초과한 이후 2004년말 기준 연간 1억2천270만t의 석유를 수입하면서 수입의존도가 43.2%로 상승했다.
중국의 지난해 석유 소비량은 2억8천400만t이며 이 중 1억7천450만t은 국내 생산으로 충당했다.
석유 수요량의 절반 가까이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가 경제 발전의 필수 조건일 수밖에 없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지난 3월 발표한 정부공작보고에서 에너지 문제를 11차 5개년 경제사회발전규획의 중점 해결과제 중 하나로 꼽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후진타오 주석도 신년사를 통해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에너지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빨아들이는 에너지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서방 선진국들으로부터 '자원 블랙홀'로 견제받는 상황에 이르면서 과열된 외부 자원시장 개척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에너지 외교의 강화가 두드러지면서 서방 국가들과 갈등이 조성되고 있다며 '통째로 삼키려는' 전략보다는 국제적인 룰을 지켜가며 상생의 길을 모색함으로써 불필요한 긴장을 줄여나가자는 것이 신중론자들의 지적이다.
한편으로는 과학적 발전관에 입각한 저비용 고효율의 절약형 사회건설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자국내 석유 및 가스자원에 대한 탐사와 개발을 확대하는 것은이런 인식의 바탕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입력시간 : 2006/05/16 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