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광란'에 빠진 무대

주인공 미치는 장면이 압권인 작품들<br>오페라·발레·뮤지컬·연극서 개막 줄이어

발레 '지젤'

뮤지컬 '햄릿'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연극 '테러리스트 햄릿'

최근 문화예술계의 각박한 시류(時流) 탓일까? 공연계가 '광란(狂亂)'에 빠졌다. 주인공이 미치는 장면이 압권인 작품들이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무대에 오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단체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국립오페라단과 국립극장의 작품도 끼어 있어 눈길을 끈다.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오는 4월 1일 국립극장에서 선보이는 국립오페라단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광란의 아리아로 유명한 작품. 도니제티가 1835년 나폴리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코틀랜드 버전으로 보면 된다. 원수 집안의 아들 에드가르도와 사랑에 빠진 명문가의 딸 루치아가 결국 비극적 죽음을 맞게 된다는 내용이다. 루치아가 정략 결혼한 뒤 남편을 죽이고 부르는 아리아 '그대의 다정한 음성'은 소름 끼칠 정도로 처연하다. 아름답고 화려한 기교의 벨칸토 창법이 루치아의 복잡한 심정과 어우러져 비극을 극대화한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대표적 레퍼토리를 소프라노 박지현과 오미선이 되살린다. 연출은 독일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볼프람 메링이 맡고, 지휘는 스페인 출신의 주목 받는 지휘자 마넬 발디비에조가 담당한다. ◇발레 '지젤'= 지난 2005년 예술의 전당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발레 '지젤'은 20~23일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재개막한다. '지젤'은 순박한 시골 소녀가 사랑에 버림 받은 뒤 펼치는 광란의 몸짓으로 유명하다. 1막 끝부분에 슬픔으로 이성을 잃은 여주인공 지젤이 괴로워하며 추는 춤은 구슬프면서도 아름답다. 이번 공연에는 황혜민과 엄재용, 임혜경과 이원국 등 4커플이 각기 다른 지젤과 알브레히트를 선보일 예정. ◇연극 '테러리스트 햄릿'= 국립극단은 올해 첫 정기 공연작으로 '테러리스트 햄릿'을 선보였다. 지난 14일 개막한 '테러리스트 햄릿'은 작년 11월 국립극단의 '세계명작무대' 기획으로 한 차례 선보인 바 있다. 초연 당시와 연출과 출연 모두 같다. 관전 포인트는 거친 성격의 햄릿이 내뿜는 광기와 열정. 복수를 부탁하는 아버지 유령을 본 뒤 햄릿은 미쳐버린다. 그는 연인인 오필리어의 머리채를 잡아 무대에서 질질 끌고 다니는가 하면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의 귀에 침을 뱉기도 한다. 고함을 지르고 무대 위에서 폴짝 뛰는 햄릿은 그야말로 테러리스트의 모습에 가깝다. 독일 연출가 옌스 다니엘 헤르초크가 연출을 맡고 서상원, 김재건 등 국립극단 단원이 출연한다. ◇뮤지컬 '햄릿'= 지난해 10월 초연한 체코의 락뮤지컬 '햄릿'도 지난달 재개막했다. 4월 5일까지 극장 용에서 공연하는 '햄릿'은 햄릿의 광기와 레어티스의 분노가 맞부딪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햄릿으로 인해 동생 오필리어와 아버지 폴로니우스를 잃은 레어티스의 분노에 찬 노래가 무대를 압도한다. 초연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김수용이 햄릿을 맡고 귀공자 풍의 배우 김동호가 레어티스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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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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