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명공학업계 '윤리시비' 곤욕

시위대 공격은 물론 자금조달 난까지 겪어유전자가 조작된 곡물 등 생명공학 산물(産物)에 대한 윤리적 반발이 표면화되면서 생명공학 업체들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자금조달까지 차질을 빚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 현재 생명공학업계는 다소 혼란에 빠져 있는 상태다. 인간 배아를 조작하는 다양한 형태의 실험들이 낙태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킴은 물론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일반인들의 거부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동물을 대상으로 의약실험을 하고 있는 영국의 헌팅턴사는 시위대의 지속적인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16개월 동안 이 회사 직원들의 차 11대를 불태웠으며, 한 연구원의 눈에 산(酸)을 뿌리기도 했다. 특히 헌팅턴사와 거래를 하고 있는 은행이나 투자자들도 공격을 당해 이 회사의 자금 사정은 더욱 어렵게 됐다. 생명공학산업은 신상품을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높은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단기적인 전망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주식시장 투자자들보다는 주로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 하지만 은행이나 보험회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은 이미지 관리를 위해 자신들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일반인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생명공학산업이 아직까지는 그 같은 문제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윤리적 반발이 커지면서 기관투자가들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인간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고 지난해 유럽의 생명공학 업체들의 기업공개도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생명공학 산물에 대한 윤리적 반발이 확산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최근 생명공학 업체들의 고민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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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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